어느 대학교수가 대구역앞에서 아차 실수로 10여년을 애지중지하던 일본 '와세다'대학 강의노트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
천금의 보물인양 노트대로만 강의하던 교수님은 이 '강의록'을 잃어버리자 속수무책, 강의시간에 들어와 자습만 계속시켰고 애꿎은 학생들은 시간때우기에 진땀을 뺐다.
이 이야기는 세월좋던 시대 대학가 일화의 한 토막이다. 우리사회는 60년대 이후 상당기간동안 급팽창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학교가 신설되고 정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당연히 교수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던 것.
이 결과 교수의 양적(量的)팽창은 질적(質的)저하를 면치못하는 측면이 없지않았다. 이 와중에 일부 대학에선 실력을 제쳐두고노교수 밑에서 중세기의 '도제'를 방불케하는 조교생활을 끝낸 자기대학 출신만을 임용하는횡포가 일상화되기도 했다.
어쨌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학교수직은 한번 차지하면 평생이 보장된 직종이란 인식이 IMF시대를 맞아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나 할까. 이런 시점에서울대가 98년도 2학기 정기승진 심사에서 대상자 1백13명 가운데 54명을 탈락시킨 사실은'시간만 때우면 정년이 보장되던'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뜨린 사건이라 할만하다.
서울대는또 내년부터 교수 신규임용에서 연구실적 심사와 아울러 공개발표와 면접을 하는등 임용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 한다. 그런데도 일부에선 정년 혜택을 앞으로는 '정 교수'이상으로 높여서 공부 안하는 교수는 퇴출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IMF로 나라안이 북새통인 가운데 상아탑이라해서 태평성대일수만은 없을 듯하다. 교육개방을 앞두고상아탑에서도 이에 맞서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 아니 이미 바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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