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두마리 토끼

초등학교 시절, 받아쓰기 이외의 모든 시험답안은 1, 2, 3, 4, 혹은 가, 나, 다, 라 중 하나면충분했다. 그런데 어느때 부턴가 산수같은 시험에서는 식과 답을 동시에 써라는 것이 아닌가. 시험의 목적은 오직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아이들에게 그 식들은거추장스러웠다. 왜 식이 필요한가? 정확하고 간단명료한 정답만이 있으면 되는게 아닌가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정답보다는 정확한 식이 더 중요하다고 늘 말씀하셨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초등학교 답안지처럼 몇개중 하나를 택하는 선명하고 객관적인 답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다만 그 정답에 다다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식을 찾아내어 그때그때 응용하는 것이 삶의 방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그 선생님들을통해 방식의 활용법과 중요성을 미리 예습한 셈이다.

정답은 각자의 목표에 상응하고, 방식은 삶의 진행과정에 상응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목표를 위해 과정을 희생시키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 안타깝다. 인생은 과정의 연속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평범한 상식을 자주 접하면서도 우리 모두 하나의 목표에만 집착하는 듯하다. 물론 삶의 진행에 만족과 보람을 느끼면서 목표에 도달할 수도 있다.그것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두 마리의 토끼와도 같다. 그래도 더 비중이 있는 것은 역시과정(방식)이라는 토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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