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시아 정파 권력투쟁"회오리"

옐친 인준案 재상정

[모스크바AP연합]러시아가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정치·경제적 위기에 처한 가운데 각 정파들이 '허약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을 배제하고 이념과 권력 투쟁에 몰두하고 있어 사태가갈수록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크렘린, 정부, 의회는 지난달 30일 권력공백과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극적인 '정치타협안'을 마련했으나 국가 두마(하원)가 31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의 인준을 거부, 러시아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대부분 절망적인 기분으로 현실적인 개선책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정치지도자들은 러시아가 과연 어떤 정치·경제체제를 가져야 하느냐는 원천적인 문제에 관한 논쟁만 되풀이하고 있다.

의회내 공산주의자들과 민족주의자들은 세계 초강대국이던 옛 소련의 부활을 꿈꾸며 정치통제와 계획경제를 원하고 있다. 민주사회와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온건파와 중도파들도 권력에 목줄을 대고 서로 분열돼 있다.

러시아내 보통 사람들은 안정을 원하지만 과거의 독재체제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민주주의와 개혁을 지지하는 옐친은 이미 상황을 통제할 능력을 잃은 레임덕 대통령이다.서방언론에서는 옛 소련 붕괴 후 러시아에 현대적인 정치,경제체제를 운영해 나갈지 아는관리와 정치인이 거의 없다는 점이 러시아 위기의 최대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통치엘리트들이 대부분 옛 소련시절 집권층을 형성했던 초로의 체제수호론자들이다.여기에 정부 곳곳에 부패와 무능이 만연돼 있고, 정직하고 능력있는 새로운 지배계층이 나올 희망도 별로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국가두마가 31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 인준동의안을 부결시켰으나 보리스옐친 대통령은 이 동의안을 같은날 다시 의회에 제출하는 등 러시아정치 상황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야당인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는 두마는 31일 체르노미르딘 총리 인준동의안을 표결에 부쳐반대 2백51 대 찬성 94로 부결시켰다.

두마 표결후 크렘린궁은 옐친 대통령이 겐나디 셀레즈뇨프 두마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오는7일 체르노미르딘 총리 인준을 다시 심의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당수는 체르노미르딘 인준안 재상정은 "국가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거세게 비난하고 현재의 경제난에 책임을 져야할 체르노미르딘을 총리로 인준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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