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신학원 연·고대반 담임 지미미씨

전교조 출신 한 해직교사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학원 제자들을 위해 교사 복직을 6개월 늦춰 화제. 일신학원에서 지리를 가르치며 문과 연·고대반 담임을 맡고 있는 지미미씨(42·여). 그는 최근 대구시교육청으로 부터 교사 복직을 원하면 9월1일 복직하라는 통보를 받고고민에 빠졌다. 지난 89년 해직된 뒤 긴세월인 만 9년만에 복직의 길이 틔였다는 소식이 우선 반가웠지만 제자들이 눈에 밟힌 것.

지씨는 해직 당시에도 ㄱ여고에서 고3 담임을 맡고 있다 8월에 해직돼 제자가 졸업하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불안한 고3을 졸업시키지 못하고 헤어져 지금까지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그때는 강제해직이라 선택이 불가능했고 이번에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복직이 6개월 늦어지면 월급과 퇴직금 손해가 적지 않지만 이번에는 제자를 내몰라라 하는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지씨에게 모두 복직을 권했다. 일신학원 권춘길고문은 "딸이라도 복직을 선택토록 하겠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들도 지씨에게 복직을 권하다 '뜻'을 듣고는 '학원에서잘 마무리하고 오라'며 복직을 6개월 늦춰주는 편의를 제공했다.

"학원도 엄연한 교육의 장(場)입니다. 입시에 한번 실패한 학생들이라 더 열심히 가르치고보듬어줘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문·연 2반 학생 93명에게 좋은 언니·누나이자 상담원. 학생들은 지씨와 성적문제는물론 이성문제 등 은밀한 고민도 서스럼없이 나눈다.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 뿐입니다. 위축돼 있는 학생들의 얘기를 열심히 들어주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됩니다"

이런 선생님이 복직한다는 소문이 돌자 많은 학생들이 섭섭해 했다. 그러나 지씨가 결국 자기들을 위해 복직 연기를 선택하자 교실에는 환호성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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