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으로 치면 오랫동안 홀로 고독한 길을 달려왔습니다. 더 힘껏 역주해서 이젠 국제적인 위상도 더욱 탄탄히 다져야겠다는 책임감이 듭니다"
'한국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꼽히는 대구의 현대미술가 박현기씨(57). 문예진흥원이 97년부터 한국미술 발전에 공이 큰 작가들을 대상으로 매년 한명씩 선정, 후원하는 '한국미술기획초대전'의 금년도 초대작가에 뽑혔다. 박씨는 4일부터 문예진흥원 미술관에서 '비디오 설치작품'전(16일까지)을 가진다. 또 4일 오후2시엔 문예진흥원 강당에서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세미나도 열린다.
백남준작품이 국내에 소개되기전인 70년대중반부터 비디오작업을 시작한 박씨는 이 전시회에서 77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비디오의 아래위에 돌을 쌓거나 낙동강에 거울을 꽂은 70·80년대의 작품부터 손발모양의석고조각들을 접시에 담아놓고 비디오영상을 비추는 '우울한 식탁'시리즈, 밀교적 도상을 통해 카오스적 세계를 표현한 '만다라', 물의 이미지를 통해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반영', 에즈라파운드와 이백·두보 등의 시와 동영상을 대비시킨 최근작 등 5개 영역에 걸쳐 14점을 보여준다.
"제 작품의 일관된 화두는 동양의 정신성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첨단 테크놀로지와 동양적 내면세계의 접목을 관람객들이 어떻게 체험토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지요"
그의 작품엔 차가운 과학기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자연이 들어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동영상과 함께 있는 돌멩이나 나무조각, 물의 영상은 문인화의 절제미를 떠올리게 한다. 보는이들은 그가 떼내버린 부분까지 메워서 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한다.가을초입부터 그는 몹시 바쁘다. 9일부터의 서울 금호미술관 초대전(20일까지)에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멀티미디어아트'전, 게다가 12월의 사진영상의 해 기념 '국제 멀티미디어아트'전 출품준비 등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홍익대 미대 회화과·건축과를 나온 그는 35회의 국내외 개인전과 상파울루 비엔날레·파리비엔날레 등을 통해 국제적인 멀티 미디어작가로 부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홍익대미술관·일본 아이치현미술관·고지현미술관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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