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어린이 희망 심기 3년째

*남부경찰서 형사과 김용철 경장

'사람이 태어나서 가슴에 품었던 꿈을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일까'

대구 남부경찰서 형사과 김용철경장(39.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은 요즘 남다른 행복에 젖어있다. '탈옥범 신창원 전담 수사반'에 편성돼 시골 다방으로, 낚시터로, 눈코 뜰 새 없이 고단한 하루지만 큰 행복앞에 '피곤'은 결코 걸림돌이 될 수 없다.

김경장이 95년 겨울부터 매달 찾고 있는 곳,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중증장애자 보육시설인'선명요육원'은 김경장의 꿈을 키우는 소중한 장소다.

박봉을 쪼개 매달 10여만원 남짓한 먹을거리를 두 손 가득 움켜쥐고 장애인들을 찾는 것은스스로에게 갚아야 할 빚이었다고 김경장은 말한다.

"초임 순경시절, 큰아이가 심장병을 앓아 주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도 완쾌됐으니 저도 도울 때가 됐지요. 넉넉히 가져다주지 못하는 방문이지만 어눌한 소리로 '김형사님'이라고 반겨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이 시설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더군요"김경장을 가장 따르는 아이들은 '경찰관'이 꿈. 신체조건은커녕 정신능력도 경찰관과는 거리가 멀기만 한 아이들앞에서 김경장은 '너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결혼한지 불과 몇 달만에 산업재해로 돌아가신 친형님의 유복녀를 불평 한마디 없이 대학까지 뒷바라지한 흔치 않은 숙부이기도 한 김경장. 가벼운 월급봉투를 털어 복지시설 방문에다 이따금씩 들어오는 소년범들에게 용돈까지 쥐어주는 '세상물정 모르는 행동'을 이해해주는 부인 손선옥씨(35)가 김경장에겐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어릴적 꿈이 경찰관이었습니다.어린 시절 꿈에다 대학시절 꿈인 장애인들과의 만남, 저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있겠습니까"김경장은 업무면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편. 그는 95년 발생한 대구시 수성구 온달주점 살해사건 용의자를 직접 검거, 당시 내무부장관 표창을 받는 등 형사생활 7년간 30여회에 걸쳐 표창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