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또 안전불감증 사고

어제 오후 경기도 부천에서 있었던 LPG충전소의 폭발사고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큰 사고가 일어날때 되었다 싶었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교량과 백화점이 내려앉고 열차가 탈선.추돌하거나 여객기가 추락하는등 대형사고를 자주 당하다 보니 사고가 없는 것이 이상한사회가 돼버렸다.

부천 LP가스폭발사고 역시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人災)였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폭발사고의 직접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조사가 진행중이므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세부적인 원인이무엇이든, 안전불감증이 빚은 재난임은 분명하다. 지금 충전소측과 공급업자사이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데 수사결과 책임소재는 밝혀지겠지만, '관리소홀'이 주범임은 말할것도 없다.

전국에 산재한 가스충전소는 무려 6백22개소나 된다. 이중 상당수는 도심지역에 위치하고있어 언제 또다시 대형폭발사고가 발생할지 모를 지경이다. 이번 사고는 가스충전소허가규정이 물렁한 데도 원인이 있다. 40t이상 가스저장탱크의 경우 학교.병원.백화점등 1종 보호시설은 30m, 주택가는 20m만 떨어져 있으면 허가받을 수 있다. 이번 부천가스폭발사고는법에 규정된 안전거리 가지고는 인근의 건물과 주택가를 보호할 수 없음이 드러난 것이다.

부근 공장.건물은 물론 뼈대만 남은채 전소(全燒)됐고 주입중이던 탱크로리의 본체가 50여m나 날아갔으며 인근주택 1백여채의 유리창이 박살날 정도로 폭발위력이 엄청났다.

주입당시의 호스가 낡았느니 하지만, 근무요원들의 부주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고발생직후 소방차.구급차의 출동도 재빠르지 못했다. 불길을 잡는데만 3시간이상이 소요돼 긴급소방.구난(救難)체제가 아직도 제대로 작동하고있지 않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사고발생1시간전에 가스안전공사직원이 안전점검을 했음에도 폭발사고가 난 점도 이해하기어렵다. 책임소재를 떠넘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이미 당한 사고는 세부원인이 철저히 가려져야만 법규의 미비점보완.근무자교육.시설보수등의 후속 안전조치를 할 수 있기때문이다.

대구지하철1호선 공사때 대형 가스참사를 겪은 대구로서는 차제에 다시한번 곳곳에 흩어져있는 자동차충전소.가정용기충전소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해야할 것이다. 방심은 언제든지큰 화를 부른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특히 주택가에 파고들어있는 충전소는 폭발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사고규모가 크든 작든 부주의와 안전점검소홀로 아까운 인명과 재산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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