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취업 물결로 술렁이던 것이 대학 캠퍼스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이즈음은 스스로 '사학년'(死學年)이라 자조하는 대학 4년생들이 좌절감에 빠져 있어 그 분위기가 사뭇다르다.
몇년째 불황이 계속되면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IMF사태까지 터져 사회 진출의 기회는 봉쇄되고, '캥거루족'이 양산되는 시대가 돼버렸다. 학교 문을 나서면서 희망에 부풀어있어야 할 젊은이들이 사회가 원망스럽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벽'앞에 서는 기분일 것이다.
대학(전문대 포함) 취업률이 33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미 청년층 실업자가4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실업사태가 몇년간 계속될 경우 기성세대를 이을차세대가 실종됨으로써 '사회 발전의 단절'이라는 심각한 현상을 맞게 될 것이다. 더구나 이런 추세로라면 김대중 대통령 임기중에 1백만명이 훨씬 넘는 '캥거루족'이 빈둥거릴 판이니기가 찰 노릇이다.
대졸 실업자 문제는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 원리에 맡기는 일반 실업대책과는 다른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하리라 본다. 최근 정부는 그 대책으로 정부기관, 공공기업, 학교 등에 인턴제나 파트타임 형식의 취업 방안을 제시하고, 대기업에도 이를 수용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책이 일시적인 여론 무마용으로 끝날 우려가 없지 않아걱정스럽다. 정부의 대졸 실업자 대책은 제도적 장치 위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용돼야 한다. 특히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열쇠는 민간기업들이 가지고 있기때문에 기업들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시급하다.
이 일은 대량 감원을 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젊은 인재들을 어떤 형태로든 흡수해주지 않으면 길이 안 보인다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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