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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 '안정'대 '준비된 정당' 구호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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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둔 독일 전역의 도로변에는 운전자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정도로 선거 포스터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선거 포스터의 구호들은 매우 단순하지만 각 정당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유권자들에게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지를 명료하게 제시, 이번 총선을 이해하는데 큰도움을 주고 있다.헬무트 콜 총리의 보수 기민당(CDU)은 콜 총리의 사진과 함께 '위험대신 안정'이라는 진부하지만 세계역사상 모든 집권당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호로 유권자들의 안정희구 심리를 자극한다.기민당은 또 '세계수준의 총리 콜'이라는 구호를 통해 풍부한 경험을 가진 콜이 재집권에 성공할경우 국제무대에서 독일의 이익이 증대되고 적어도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사민당(SPD)은 뛰어난 용모의 게하르트 슈뢰더 후보 사진과 함께 '독일은 이제 새로운 총리,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고 주장, 콜의 16년 집권에 식상한 유권자들에게 적절한 대안을 제공하고있다.

사민당은 또 기민당의 '안정론'을 희석시키기 위해 "우리는 준비됐다"라고 주장한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한국 국민회의가 내세운 '준비된 대통령'을 연상시키는구호이다.

그러나 기민당은 이에 대해 시뻘건 두 손이 악수하는 장면과 함께 "사민당은 공산당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비아냥댄다.

사민당은 구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PDS)이 의회에 진출할 경우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녹색당과의 연립만으로는 의회 과반의석을 차지할 수 없기 때문에 기민당-기사당(CSU)연합과의 대연정, 또는 민사당이 간접 지원하는 소수 연정을 추진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주정부 차원에서는 민사당의 지원을 받는 소수정권을 구성시킨 적이 있는 사민당이 연방차원에서는 결코 민사당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지만 대연정이 불가능해지면 다른선택이 없을 수도 있다.

기민당은 또 "무신론 마르크스주의 대신 기독교적 민주주의"라는 과장된 색깔론으로 대다수가 개신교, 천주교 신자인 유권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사민당은 "슈뢰더가 콜과 함께 대연정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라고 주장한다. 베를린 등 민사당 강세지역에 집중돼 있는 이 포스터는 기민당이 아닌 민사당을 겨냥한 것이다. 민사당이 지역구 3개 의석을 차지, 의회에 진출할 경우 사민당이 기민당과 대연정을 추진할 수 밖에 없음을 좌파 유권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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