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 치닫는 여야공방 "내란선동" 지역감정 조장 맞불

○…26일오후 한나라당의 대구집회를 앞둔 여의도 국민회의당사는 전의(戰意)까지 감도는 긴장된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연일 대변인단과 소속의원들을 동원한 가운데 대구집회를 겨냥, "내란을선동하고 민족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로까지 몰아세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역감정 조장행위를악성유전자로 규정한뒤 관련 정치인들의 가계 혈통도를 공개하면서 반국민적 범죄행위로 성토하고 나섰다.

또한 오전 당사에서의 3역회의를 통해 "대구집회에서 만약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사회적인 혼란 방지를명분으로 관련당국에 경각심을 높이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하루전 국회 본회의에서 장영달(張永達)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자청, "한나라당이 영남지역을 돌아다니며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사실상 내란을 선동하고 민족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라고 공격했다. 비난전이 위험수위로 까지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이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장의원의 의원직사퇴를 요구하고 나오자 당은 국민분열을 조장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강변한뒤"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회의의 장외집회에 대한 비난이 '사실상 내란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수준에까지 이르자 국기를 송두리째 흔드는 망언(妄言)일 뿐만아니라 '대국민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발언자인 장영달(張永達)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야당파괴공작에 맞서기 위해서 그리고 대다수 언론이 권력에 굴종,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점을 장외집회 개최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26일 특별성명을 내고 "야당파괴후 장기집권을 획책하는 집권세력의 음모에 맞선 우리당의 투쟁을 내란선동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흥분했다. 안대변인은 "극단적 지역감정을 이용, 대통령으로 당선된 김대중(김대중)대통령은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도 "그렇다면 한나라당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모두 폭도나 반란군들이고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내란의 수괴란 말인가"라고 맞받았다. 장부대변인은 이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야당총재이던 시절의 호남지역 집회를 빗대 "이 역시 내란을 유발시킬 목적으로 이뤄진 것인가"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