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공사장에서 추락, 머리를 다쳐 식물인간이 된 남편과 힘겹게 살아가는 김모씨(36·여·대구시 중구 봉산동)는 25일 뜻밖의 '방문객' 덕분에 삶의 희망을 되찾았다. 중구청 환경미화원 '사랑의 모임' 회원들이 박봉을 쪼개 마련한 성금 30만원과 따뜻한 위로의 말에 세상이 각박하다고만여겨왔던 김씨는 얼굴한번 마주친적 없는 환경미화원들의 마음 씀씀이에 눈물을 흘렸다.
IMF체제 이후 처음 맞는 추석이 경제난으로 복지시설에는 동정의 발길이 뜸하지만 이웃간의 끈끈한 정은 메마르지 않았다.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을 하는 대구시 중구 교동 '요셉의 집'엔 지난21일 누군가 몰래 마당에 20kg짜리 쌀 한포대를 두고 갔다. 또 추석대목이 사라질 정도로 장사가안되는데도 번개, 염매, 칠성, 팔달시장 상인들은 건어물, 야채를 들고 또다른 무료급식소를 찾았다. 식당 주인들도 고기와 야채, 두부 등을 꼬박꼬박 보내오고 있고, 운동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은밥과 반찬을 들고왔다.
대구시 동구 신천1·2동 새마을협의회, 새마을부녀회원들은 평소 모은 좀도리쌀로 25일 송편을빚어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눠줬다. 감봉당해 생활이 어려워진 회사 직원들도 성금을 모아 마련한라면 등을 영세민들에게 전달했다. 동구 안심 1동 안심주공3단지 노인회는 최근 용돈을 모아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민에게 '종자값'이라며 13만원을 건넸다.
사회복지법인 불교사회복지회(대표 지도스님)는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직자들의 5일 추석차례상을 대신 치러주고, 추석연휴(10월5~6일)에 실직자·노인·장애인·결식아동들에게 무료급식을 실시한다.
지난해초 중구청 환경미화원 '사랑의 모임'(회원 30명)을 결성,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강병주회장(51)은 "어려울 때일수록 나누는 마음이 더욱 소중하다"며 "이웃간에 정이 오간다면 IMF추석이다른 어느해보다 따뜻해질 것"이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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