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8시30분 보문호 광장에서 펼쳐지는 국악상설무대가 연일 청중들로 만원이다. 소문이입에 입을 돌아 경주인근의 국악애호가들과 관광객들이 '뺑파전' '각설이'등 해학 한마당인 이 마당극을 보러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같은 호응에 답하듯 매년 4월부터 11월말까지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공연되는 이 상설무대는이미 10여년의 연륜을 갖고 있다. 경주지역 국악인들의 산실역할을 해온 신라국악예술단(단장 김민태)이 상설무대의 주인공.
지난 2월 타계한 인간문화재 장월중선선생이 국악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어렵게 꾸려온 단체다.선생의 뒤를 이어 그의 제자이자 딸인 판소리명창 정순임씨(55.동국대 국악과 겸임교수)가 맥을잇고 있다. 정씨는 지난 8월 10년동안 단원으로 활동해온 국립창극단에 사표를 냈다. 아예 경주에터를 잡아 본격적으로 후진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80년대 중반 처음 상설무대를 시작할때는 청중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공연히 국악을 홀대한다는 생각에 어머니도 마음이 편치않았습니다"
지난 97년 KBS국악대상 판소리부문 대상을 수상, 명창의 반열에 오른 정씨에게는 늘 집안얘기가따라다닌다. 어머니 장월중선선생을 가르친 두 스승인 전설적인 장판개(1885-1937), 장수향명창은정씨의 외종조부, 외대고모. 명창가문의 집안내력 때문인지 정씨가 명창의 반열에 오른 것은 오히려 늦은 편. 60~70년대 15년 가까이 대구에서 생활하며 소리를 잊고 살기도한 정씨는 80년대 후반부터 강건한 고음으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93년 창작판소리 '유관순열사가' 국내 첫 완창무대로각광을 받기도 했다.
경주에 내려온지 이제 한달여. 요즘 30여명의 단원이 활동중인 신라국악예술단 뒷바라지에 분주한 정씨는 상설무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며 상설무대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그는 무대를 새롭게 꾸미는 프로그램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판소리는 물론 무용, 연기등그동안 닦은 기량을 힘닿는데까지 후진들에게 전수해 영남소리의 맥을 이어갈 작정입니다" 어머니 장월중선선생이 그러했듯 경주에 뼈를 묻기로 작정하고 영남의 소리를 만들어가는데 신명을다한다는게 정씨의 각오다. 〈徐琮澈기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