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법도 있습니까. 후손들이 매년 성묘하는 묘를 무연분묘라며 함부로 파헤쳐 이장까지 하다니요"
매년 추석을 전후해 4대조 산소에 성묘를 한다는 황계영씨(75·울진군 울진읍 명도리)는 지난달28일 온정면 소태리 마을 뒷산에 안장된 증조부 내외분의 묘를 찾았다 기절할 뻔 했다. 산소가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
정성껏 마련한 제수품도 내팽개친 채 일가친척들과 함께 군청, 면사무소 등 백방으로 뛰어다닌끝에 분묘가 없어진 사유를 겨우 알아낸 황씨는 아예 넋을 잃고 말았다.
백암의 (주)백암온천 종합레저칸트리가 청소년수련마을을 개발하면서 황씨의 4대조 묘소 등 7기를 무연고 분묘로 간주, 무덤을 파헤친뒤 지난달 15일 안동에 있는 납골당으로 유해를 이장했다는 것.
백암온천측은 "매장 및 묘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분묘개장 공고를 하는 등 나름대로 연고자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황씨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없다. "연고자 유무는 추석이 지나면 자연스레 알수 있는 것아닙니까. 추석을 10여일 앞두고 남의 무덤을 파헤치다니요"
게다가 사업장 아랫마을인 소태2리는 황씨의 일가친척들이 대거 모여 사는 곳. 따라서 호텔측이성의를 갖고 연고자 찾기에 나섰더라면 납골장 이장이라는 불효는 저지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란게 황씨의 생각이다.
"저승가서 조상님 뵐 면목이 없습니다. 9월초에 자꾸 증조부께서 꿈에 나타나 빨리 성묘 오라고거듭 당부하셨는데 조금만 일찍 성묘를 갔었더라면…"
몸져 누은 황씨의 눈엔 어느새 이슬이 맺혔다.
〈울진·黃利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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