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선옥씨 두번째 소설집 '내생의 알리바이'

이 땅의 여성들의 운명적인 삶을 뛰어난 구성력으로 생생하게 그려온 작가 공선옥씨가 두번째 소설집 '내 생의 알리바이'(창작과 비평사 펴냄·사진)를 냈다. 지난 94년말부터 쓴 11편의 단편을모았다. 이번 소설집에서 공씨는 가난한 여성에게서 드러나는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와 그 원천으로서의 모성을 주로 다뤘다.

'어미' '술먹고 담배 피우는 엄마' '내 생의 알리바이' 등의 작품에는 아동일시보호소에 아이를맡긴 적이 있는 저자의 경험이 반영됐다. '어미'는 공장에서 팔을 잃은 남편이 술집여자와 도망간후 임신징후를 알아차린 '영례'가 뱃속의 아이를 떼어내지 않고 키워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술먹고 담배 피우는 엄마'는 서울에서 돈벌이를 하는 '나'가 고향의 아동일시보호소에 맡겨놓은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가는 도중 밤열차의 옆자리 남자와 수작을 주고받는 것을 그린 작품.아동일시보호소에 아이를 맡기는 '나'가 아픈 과거를 지우고 새롭게 살고 싶어 발버둥치는 처절한 몸짓을 담았다. 또 한 부랑노동자가 낯선 고장의 움막집에 들어간 뒤 마을사람들과 알아가는과정을 그린 '타관 사람', 늙은 파출부 '허여사'가 실업자인 아들을 위해 쏟는 모정을 담은 '모정의 그늘', 남편과 이혼하려는 과정에서 자녀들이 보여주는 태도를 관찰한 '어린 부처' 등을 실었다.

전남 곡성 출신인 저자는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와 장편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살' '시절들' 등을 발표 90년대의 개성적인 여류작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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