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편 디지털영화 대구서 크랭크 인

한국에도 본격적인 디지털 영화시대가 열릴 것인가. 국내 최초로 완전한 디지털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중편영화 '우렁낭자'가 대구에서 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작자 권용철씨(39·씨네하우스 대표)와 김준형 기술감독(35·한국로보캠 대표), 남기웅 감독(32).

디지털 영화 제작이 활발한 서양과 달리 국내에선 필름으로 찍어 컴퓨터그래픽작업을 한후 다시필름으로 옮기는 세가지 과정을 거쳐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 디지털 영화를 만들려고 해도디지털을 35mm 필름으로 옮기는 외국산 키네코 장비가 워낙 비싼데다 국내 기술로는 화질이 떨어지는 어려움으로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렁낭자'는 이같은 문제를 순수 국내기술로 풀어 주목된다. 도그마 98 선언후 칸영화제에 출품, 화제를 모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백치들'처럼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후 국산 키네코작업을 거쳐 완성될 예정.

영화촬영에 사용되는 스테디캠(카메라진동억제장비)과 키네코장비는 김준형 기술감독이 국내 최초로 국산화시켜 영화제작비를 대폭 낮출수 있게 됐다. 최소 5천만원이상 하는 외국산 스테디캠대신 5백만원대의 국산 '로보캠'을 개발한 김씨는 "우선 외화 '스네이크 아이즈'에 나오는 키네코화면 수준의 화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기술적으로 검증을 받으면 국내에서도 아마추어까지저렴한 비용으로 디지털 영화제작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씨네마떼끄운동에서 한걸음 나아가 본격적인 영화제작사로 변신한 씨네하우스의 권용철 대표(우리신경정신과 원장)는 "현재 대구에 영화제작 기반이 조성돼있지 않아 서울의 전문가를 영입, 기술이전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자생력을 키워 순수 향토 재원으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결과만 좋으면 페랑국제영화제까지 겨냥하고 있는 '우렁낭자'는 '비오는 날의 수채화2'의 조감독 출신 남기웅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데뷔작. 우리 고유의 전래동화에서 소재를 따 사람으로 변하는 우렁과 인간의 대결에 컬트적인 색채와 해학을 곁들인 판타스틱영화다.

곧 대구 일원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우렁낭자'가 국산장비로 만든 1백% 디지털 영화로평가받을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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