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무역 그룹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게된 것은 미국 듀폰사와의 동국합섬 구미2공장(스판덱스 원사공장) 매각협상이 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듀폰사는 지난 8월말 동국합섬 구미2공장 설비와 인력, 영업권 일체를 인수키로 하고 인수의향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듀폰사는 실사를 거친 뒤 최종매매계약을 앞두고 10월초부터 갑자기 태도를 돌변했다. 듀폰측이 제시한 인수금액이 동국무역측이 기대했던 매각금액보다 훨씬 적었던 것.
듀폰측은 동국합섬 구미2공장의 인수금액을 2억5천만달러 정도로 보고 동국측과 교섭을 벌였다.동국무역측은 매각대금으로 2억8천만달러를 제시했다. 따라서 2억6천~2억7천만달러선에서 매각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듀폰측은 동국측의 다급한 자금사정을 이용, 값을 후려쳐 매각협상이 지체되고 있다. 살인적인 고금리에다 주거래 은행인 제일은행을 비롯 금융권의 여신회수압박을 받고있는 동국측의 약점을 노린 것. 뿐만 아니라 동국합섬 구미2공장의 매각협상 사실이공개된 뒤 채권은행들은 서로 자기네 여신을 먼저 갚아줄 것을 동국측에 요구, 매각협상에 재를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후 듀폰사가 통보한 인수금액은 당초 제시액보다 3천만달러나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무역그룹 백욱기 명예회장은 "인수 대금으로 금융기관 채무를 상환하는 한편 자체 구조조정 비용에투입, 5백50%인 그룹 부채비율을 3백%대로 낮출 방침이었으나 듀폰이 터무니 없는 금액을 제시,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동국무역의 워크아웃 신청은 금융권의 여신회수 압박을 회피하는 한편 듀폰과의 동국합섬 구미2공장 매각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국무역의 이갑수 이사는 이와 관련 "오는 11월 초순이나 중순쯤 듀폰과의 동국합섬구미2공장 매각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무역이 흑자사업인 동국합섬 스판덱스 부문 매각에 나선 것은 누적된 금융권의 여신회수 압박과 함께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으로의 직물수출이 벽에 부딪힌 데 있다. 더욱이 올들어 폴리에스테르 원사값도 폭락, 채산성이 급속도로 떨어졌다. 백 명예회장은 "그룹 전체 부채보다 자산이 많은데다 직물재고만 2억만 야드가 있어 부채만 조정되면 금방 회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국무역 그룹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될까. 듀폰과 동국합섬의 스판덱스 사업 매각협상을 계속하면서 강도높은 자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무역의 황재우상무는 "동국무역·방직·합섬을 제외한 동국화섬 등 국내 13개 계열사중 군소 계열사는 통폐합 등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 동국전자와 동국염공은 이미 부도와 폐업상태이며 10개 해외 현지법인중 중국 청도의 풍원산업도 문을 닫았다. 듀폰과의 매각협상이 순조로울 경우 폴리에스테르 원사부문만 남는 동국합섬도 동국무역과 통합될 것으로 지역 섬유업계는 관측하고 있다.〈曺永昌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