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연금관리, 이래서는 안된다

국민의 노후(老後)복지를 책임지는 연금관리공단과 공제회들이 경영 부실로 재원이 바닥을 드러내게 됐다.

3대 연금관리공단(공무원·사학·국민)과 4대 공제회(교원·지방행정·경찰·군인)는 50조3천억원의 방대한 자산을 방만하게 운용한 결과 누적된 경영 손실액이 3조3천4백69억원으로 드러났다.더구나 공무원 연금관리공단의 경우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02년에는 재원이 바닥이 날만큼 사정이 절박하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연금'은 사회보장의 주요한 '안정망'이자 우리나라 사회복지 정책의 가장 핵심제도이다. 그런만큼 연금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것은 평생을 열심히 일하고 안정된 여생을 보내려는 대다수 국민들에겐 큰 충격이다. 한시바삐 현행 제도를 검토해서 허점을 보완, 예상되는연금 대란(大亂)을 피해야 할 것이다.

연금공단과 공제회 등은 지금까지 주식투자로 1조5천3백50억원을 손해봤고 공공부문 투자로 1조3천3백74억원을 손해봤나하면 금융상품 투자와 휴양시설 투자에서도 1천9백82억원의 적자를 보고있다.

이처럼 이들이 부실화된데는 정부가 연금을 '주머니 돈'처럼 필요할 때마다 차입해 쓴것에도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관리공단과 공제회의 운영 미숙과 비효율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치 않을수 없다.

재(財)테크는 평생을 바친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것인데 주먹구구식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호텔등휴양시설에 겁없이 나섰으니 그 결과야 뻔한 일이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연금관리공단과 공제회는 사실상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는 퇴직후 자신의 직장으로 인식돼 왔던게 사실이고 보면 이런느슨한 체제속에서 관리인들 제대로 됐을까 싶은 것이다.

우리의 연금제도는 '부담은 낮게, 연금지급은 높게' 책정한 본질적인 문제점마저 안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후 바로 공무원이 된 사람이 38세에 퇴직하면 평생 연금을 보장해 주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미국은 30년 근무한 사람이 55세에 퇴직해야 연금을 주고 5년이상 근무한 사람에게는62세가 되어야 연금이 지급된다.

또 외국에서는 재직시 평균임금 기준으로 연금을 지급하는데 우리는 최종 월급액 기준으로 지급된다. 이처럼 장기적인 안목없이 인기위주로 만든 제도의 후유증이 이제 일시에 나오고 있는만큼경영구조와 실태에 대한 근본개혁이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차제에 관리공단의 인사·경영등 부실 실태의 전면 공개와 미비점 보완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서두를 것을 촉구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