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기아차 정상화 앞당겨야

기아.아시아 자동차 3차국제입찰에서 현대가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환란의 시발점이 됐던 어려운문제의 하나가 1년3개월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부채탕감 요구에 대한채권단의 동의가 없어 현대의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입찰결과에따를 뜻을 비쳤고 정부도 채권단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어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가 기아차를 인수한다면 입찰과정에서 흘러나왔던 포드수의계약설에 비추어 우리경제에장단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앞으로 현대가 하기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낙찰자인 현대는 이같은 점을 감안, 정몽규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바대로 기아.아시아자동차의 조기경영정상화와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이 급선무라할 것이다. 일부 채권금융기관에선 포드가 인수하는 것이 우리기업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외자유치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번 입찰에 계속 참가했고 기아에 투자해놓은 포드를 비롯한 해외자동차 메이커, 해외금융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현대측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굳이 외국자동차회사가 인수하지 않아도 별다른 우려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해외업체에 헐값으로 팔아넘겨 우리의 입장이 불리해지는 경우 보다 나을 수도 있다.

3차입찰결과를 두고 정부와 채권단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제 더이상 기아문제로 우리경제의 손실을 가져오지 않도록 마무리짓고 어떻게 해서든 기아차의 경영을 하루 빨리 정상화하라는 것이다. 부채탕감문제로 국제입찰을 무위로 돌림으로써 포드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을 진행하거나 정부방침대로 청산절차를 밟는다면 사태는 또 복잡해지고 문제해결이 늦어짐으로써 우리경제에 부담만 가중시키게된다.

현대는 이번 기아인수를 계기로 그동안 5대재벌 빅딜과정에서 쟁점이 돼왔던 업종 가운데 양보할것은 양보하고 받을 것은 받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가 철도차량분야의 일원화에 동의한 것이나 발전설비를 한국중공업에 양보키로 한 것등이 그같은 입장을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혹시나 현대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기아를 인수하면서 다른 업종에서까지 욕심을 부린다면 우리경제의 앞날을 또다시 어둡게 할 것이다.

이제 기아문제의 해결로 우리의 대외신인도를 회복하고 기업의 구조조정을 합리적으로 촉진시킬수 있다면 신3저의 환경속에 위기경제의 탈출에 우리 모두의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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