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정책경쟁 불씨 살리자

그렇게 살벌하던 정쟁이 끝나고 있는 것일까. "총격요청 실무3인방과 한나라당의 연계여부는 밝혀진 것이 없다"며 "일단 기소대상자는 한성기씨등 3인뿐"이란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의 발언이사실이라면 그야말로 태산이 진동하고 울었는데도 고작 쥐한마리밖에 없었다는 느낌을 실감케한다.

그런 정도였다면 왜 화급한 민생·경제문제를 접어두고 나라가 흔들릴만큼 생사를 건듯한 싸움을벌였던지 국민만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그래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때마침 정치적 공방이아닌 경제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어둡고 지루한 정쟁의 터널을 벗어나 새로운 햇살앞에 선 것같은신선한 충격을 준다.

많은 국민이 실직과 파산의 고통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정쟁은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기도 싫을정도로 신물이 나는 것이다. 모처럼 야당총재가 총재취임후 첫 정책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은 여야의 정책경쟁의 불씨를 지피는 기대도 갖게한다. 이 총재의 경제현실의 인식은 여당과 사뭇 달랐다.

"현정부 집권 8개월간 보여준 경제해결능력은 한마디로 무능력"이라며 "원칙과 일관성없는 정책추진으로 우리경제를 희망이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질타한 반면 국민회의측은 이를 일축하고낙 活 전망을 통계수치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자신의 경제진단을 바탕으로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여야협의체구성을 제안했으나 여당측은 부정적 반응. 여당의 이같은 비판적 자세에도 불구하고 같은날 김대중대통령이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경제각료들에게 "외국 덕택으로 된 것이지 우리가 한게 뭐냐"고 호통을 쳤다는 것은이총재의 회견내용과 미묘한 대조를 이룬다. 정책대결의 바탕과 현안타개의 긴박성을 여야수뇌가공유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여야는 이번 기회에 정책경쟁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감정의 앙금을 털어버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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