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0일 오후 김종필(金鍾泌)총리도 참석한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전례없이강한 톤으로 내각을 호되게 질책했다. 한 참석자는 "취임후 그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봤다"며 노기를 전했다.
이같은 질책배경은 최근 현정부에 대한 여론동향이 심상치 않은데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정부의경제조치 성과들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내년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총리 등 자민련측이 내각제 개헌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데 대한 경고성격도 있다는얘기도 들린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시작하면서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환율과 금리, 물가를 안정시켰지만 이는 외국의 도움에 의한 것"이라며 "우리가 한 것이 무엇이며 어떤 성과를 올렸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또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금융의 유동성을 늘렸으나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는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공기업 구조조정도 국내외에서 개혁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질타했다.
김대통령은 "장관들은 왜 현장에 나가지 않느냐", "왜 은행에 쩔쩔매느냐", "구조조정하면 잘 된다고 했는데 뭐가 잘되고 있나", "실업대책도 예산만 늘지 효과는 눈에 띄는 게 없지 않느냐"는 등숨돌릴 틈 없이 나무라면서 끝내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한숨을 토로했다.
김대통령은 토론을 듣고 "은행개혁이 끝난 만큼 더 이상 변명이 필요없다"면서 " 담당장관들이은행장 책임아래 돈을 돌게하라"고 강력하게 지시했다. 또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실업대책위원회를 김종필총리가 맡았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김총리는 "제가 직접 나서서 경기와 실업, 부정부패문제를 챙겨 나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김대통령은 1시간45분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끝에 "오늘은 잘하자는 의미"라고 "힘을 냅시다"며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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