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금강산 프로젝트의 성패

현대그룹의 금강산지역개발 프로젝트는 정부의 정경분리정책에 힘입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현대측은 금강산사업권을 독점하는 대가로 향후 6년간 9억4천2백만달러를 매년 분할지급키로 한 것은 대북사업의 가시적 진척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있는 북한이 대가없이 개발권을 내주리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현대측으로서는 막대한 선투자(先投資)로 금강산개발의 독점권을 따놔야만 경제적 이익을 보장받을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며칠후 정주영명예회장이 방북, 프로젝트에 대한 북측과의 최종 합의가 성사되리라고 보지만, 개발독점권확보에 너무 큰 돈을 들이고 있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그 첫째이유는 지금까지 북한과거래해온 기업들의 실적이 말해준다.

일찌감치 북한에 진출했던 대우그룹의 남포공단도 당초의 사업계획대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고,일본내 조총련기업들의 북한진출도 사업확대는커녕 상당수는 실적없이 철수해버린 사례에서도 알수 있다.

두번째는 과연 북한이 민간기업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각종 사업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져줄지,관심이 쏠린다. 물론 경제적 이득이 있는 이상 현대와의 약속을 지키리라고 보지만, 과거의 여러가지 행태로 미뤄 믿을 수 있을지 얼른 수긍이 안된다.

현대측이 제공키로 한 9억여달러는 2004년까지 일정액을 나눠내면서 사업진척에 따라선 더 많은지원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무턱댄 투자로 간주할 수만은 물론 없다. 현대의 계획은 관광유람선운항.호텔.스키장.골프장.온천장.해수욕장개발등의 첫단계사업은 지급금이 끝나는해에 마무리짓는다는 것이다.

2005년이후 2030년까지는 국제회의장, 연수원, 문화촌조성등으로 연간 1백50만명의 내외관광객을불러들인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그렇게되면 현대는 다시 북측과의 협상을 통해 2005년부터 또 지원금지급규모를 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금강산지역의 각종 사업자체이익금중에서도 일정지분을 확보하게 될 북한은 꿩먹고 알먹고 식의이득을 취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의 프로젝트는 전문가들이 만들었을터인데, 설마 손해보는 투자는 않을 것이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귀중한 외화의 쓰임에 좀더 신중해질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이 남북화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 한반도의 정치.군사적안정을 이룩하기를 바라지만 아직도 남북 당사자간의 협의를 배제하려는 북의 태도를 계속 주시해야할 것이다. 김정일체제가 일관성있는 정책을 추구할수 있게 국제환경의 조성도 필요하다. 그러나 환상에 치우친 금강산사업이 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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