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박물관에 '세계 미개인 분포도'라는 지도가 있다고 한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이 거대한 지도에는 동북아시아의 작은 반도 대한민국에 예쁜 사람 머리 조각이 붙어 있는데 이것이바로 미개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인을 미개인으로 분류해 놓고 있는 것이다.이 얘기를 처음 들었을때 나는 분노했다. 겨우 2백여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이 반만년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는 우리를 미개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그러나 나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한다.우리는 과연 문화민족인가?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위는 문화민족다운가? 미국에 대해 분노하기전에 우리 스스로를 먼저 반성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사실 일상생활주변에서 우리는 문화민족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게 된다.고급 승용차 안에서 튕겨나오는 담배꽁초, 곳곳에서 불거지는 부실공사, 뇌물을 받았다가 쫓겨나는 공직자, 시민들에 의해서 고발당한 국회의원들,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이 구제금융의 고통도 우리자신속에서 그 싹이 자라고 있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로마는 운동장과 목욕탕에서 망했다는 얘기가 있다. 폭력적인 스포츠와 문란한 성도덕속에서 그들의 정신 문화는 병들었고, 드디어 세계의 길이 통한다고 했던 대제국 로마도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도 정신적 문화를 건전하게 키워가지 않는다면 '세계 미개인 분포도'에 오르는치욕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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