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시작된지 6일이 지났으나 여야가 그토록 다짐했던 '정책 감사'는 간곳 없고 엉망이다.어느날 하루 국감이 제대로 치러졌다는 보도는 없고 저질의 욕설이 오가는 가운데 삿대질이요 급기야는 난투극까지 벌이고 있다. 게다가 정부쪽 수감(受監)기관도 면피위주·둘러대기에다 자료제출까지 거부하는 등 구태의연하니 실망스럽다.
이번 국정감사는 정권교체후 처음인데다 IMF의 경제위기 속에서 치러지는만큼 국민들은 수준높은 감사로 정부를 견제하는 한편으로 위기 탈출의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가.
날이면 날마다 듣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낯이 뜨거울 육두문자에다 멱살잡이가 판을 치고 어떤의원은 시중에 유포돼 있는 전임 대통령의 비자금 보유설까지 확인 절차도 밟지 않은채 폭로하는추태이니 이런 국감이면 차라리 그만 둘 것을 권하고 싶다.
이번 국감은 정책감사의 새 출발점이 될 것을 바라는 국민 기대와는 달리 처음부터 총풍(銃風)과세풍(稅風)에 뒤따른 여야 정쟁의 마당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겪고있는 경제 위기를 감안해서라도 여야가 정쟁을 중지하고 예산과 정책및공무원·정부산하기관·공기업에 대한 비리척결에 감사를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그렇지만 여야는 이러한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총풍과 세풍을 둘러싼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국감을 몰아가고 있으니 이러고서야 국회를 이끌 자격이나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보기 바란다.이번 국감에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의원들의 저질 언동과 면책특권을 의식한 무책임한 발언이판을 쳤거니와 국회는 언제까지나 이런 언행들을 보고만 있을 것인지 차제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저질 언행은 그 자체가 의정활동에 방해가 될뿐 아니라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위상에도먹칠을 하는 행위다.
그런만큼 이번만은 종전처럼 유야무야로 넘길 것이 아니라 국회법대로 의장은 문제된 의원들을윤리위에 회부, 소정의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어쨌든 국회는 스스로 자구(自救)를 위한 개혁에 과감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이번 국감은 여야의 위치가 뒤바뀐 이후 처음인데다 총풍·세풍의 앙금이 남아 있는만큼 감정대립이 없을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개인 감정 차원의 인신공격보다 '정책감사'의 질을 높여 당당히 정면 승부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13일간의 감사기간동안이나마 좀 더 수준높은 정책감사를 벌여 분노하고 있는 민심달래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李대통령, 취임 후 첫 출국…G7 정상들과 양자회담 주목
TK가 공들인 AI컴퓨팅센터, 정권 바뀌니 광주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