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O157환자 첫 발생

장출혈성 병원성대장균인 O-157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생산된 수입쇠고기에서 병원균이 발견된이래 지난 6월에는 호남대 광산캠퍼스 매점의 햄버거에서 병원균이 또 발견되는등 균주는 곳곳에서 발견했으나 감염환자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더이상 O-157균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된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5일 서울대응급실을 찾은 유치원생의 가검물에서 O-157균이 검출됐다고 환자발생을 공식 확인한 것은 전염병 예방차원에서 보건행정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엄밀히말한다면 O-157병원균이 잇따라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역학조사를 철저히 해서 감염경로를 차단, 발병을 원천봉쇄 했어야 했다.

물론 O-157의 인체내 잠복기간이 긴데다 현대인의 다양한 식생활양식이 감염의 주원인이기 때문에 다른 감염경로를 쉽사리 찾아내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을 짐작할 수는 있다.

이번에 발병한 어린이의 경우도 지난달 9~11일사이에 야구장에서 김밥을 사먹고 또 돼지갈비와 돼지고기를 서울과인천에서 각각 먹었다니 감염경로를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알 수 있다.

그러나 국민 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인만큼 O-157 병원체 발견보고가 잇따르는 지난 1년여동안 방역업무를 제대로 했던가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 것이다.

지난 82년 미국에서 O-157이 첫 발견된 이래 미국에서만도 연간 2만명이 감염, 해마다 2백명이상이 사망하고 일본에서는 96년 한해동안 8천4백44명이 발생, 11명이 사망했다.

특히 이병은 5세미만의 어린이와 노인·환자등에 감염되면 장(腸)점막을 손상시키고 적혈구를 파괴하는등으로 혈변이 나오고 설사·복통으로 사망률이 5%이상이 되는등 치명적인만큼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과 동물의 대장에 존재하는 9천여종의 대장균중 40여종이 식중독을 일으키는데 그 가운데서도 O-157균의 독성이 가장 강하고 항생제 치료가 불가능하다 한다.

또 오염된 물이나 식품, 환자의 대·소변을 통해 감염되지만 공기를 통한 감염이 안되는데다 열에 약한 약점도 있다. 때문에 물과 음식물을 끓이고 익혀 먹고 도마·칼·행주등 주방 용품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면 O-157을 퇴치할 수 있다니 귀담아 들을 것을 권한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발병 어린이의 감염경로에 대한 철저한 역학조사와 함께 집단 급식시설에 대한 위생검사를 더욱 강화할 것 또한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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