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이란 돛을 단 배는 이미 떠났다. 정년단축안이 교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지만 이미쏘아 놓은 화살. 대학 무시험 전형안과 이에따른 초·중등 교육 정상화 방안이 수많은 부작용을낳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으나 이 또한 되돌릴 수 없다.
학교 유토피아 창조. 영어·수학 점수가 나빠도 무시당하지 않고, 밤 11시까지 교실에 붙잡혀 있지 않아도 되는 학교. 컴퓨터 애니메이션 춤 음악 미술 등등 학생 누구나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잘할때 칭찬받는 그런 학교. 우리 모두 변해야 만들 수 있는 낙원이다.
먼저 교사가 변해야 한다. 교과서 지도안만 익히면 20∼30년을 끄떡없이 버티는 시대는 지나가고있다.
대구 현풍여중 정병표교사(국어)는 새 학교문화 창조를 위한 과제로 꼽히고 있는 토론식 수업을이미 하고 있다. 사칙연산과 읽기 조차 못하는 학생을 모아 3복식 수업도 하고 있다. 결혼을 '계론'이라 읽는 학생도 그는 꾸중하지 않는다. 공부는 못해도 이들 역시 훌륭한 사회의 버팀목으로믿고 있기 때문. 그는 "교과서만 가르치고 성적 나쁜 학생을 무시하는 교사는 당장 교단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입석여중 김득순교사(국어·여)는 한국의 교육을 바꿨다. 한 학교에서 조용히 시작한 독서교육이지역교육청-대구시교육청을 통해 전 학교로 전파시켰고 결국 교육부까지 움직인 것. 결국 독서교육은 새 학교문화 창조를 위한 필수 과정으로 인식돼 전국 초·중·고로 확산될 예정이다. 김교사는 "창의성 교육을 얘기하지만 가르칠 교사에게 마인드 조차 형성돼 있지 않는데 교육이 이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어쩌면 학부모가 먼저 변해야 되는지도 모른다. 원화여고가 방과후 교육활동 시범학교로 지정받아 1학년에게 영어·수학 대신 검도, 에어로빅, 서예 등을 시키자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했다.대학입학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검도 따위를 가르쳐 무엇하느냐는 것.
북구 한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이웃 아파트로 대거 위장전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열린교육,인성교육 보다 공부 열심히 가르치는 초교를 원하기 때문.
원화여고 박병철연구부장은 "아무리 학교를 바꾸려 해도 학부모가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한다"고잘라 말했다.
고교가 입시위주 교육을 하도록 만든 책임이 있는 대학의 역할도 결코 가볍지 않다. 교육부가 교육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2002년 입시안을 보면 대학은 성적 우수한 학생을 뽑겠다는이기심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입시안이 어정쩡해 고교 진학지도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중학교 교사들의 반응. 다양한 학생을 뽑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 중·고교가 자신있게 다양성, 창의성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대학이 할 일 이다.
교육당국은 학교 현장의 지원자. 지금처럼 학교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교사와 학생의 창의성을 억제하는 감시·감독자로서 만족해서는 안된다. 50년 전이나 똑같은 운동회,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교단은 교육당국이 만든 결과물.
탁상에 앉아 여론탐지용 에드벌룬 정책을 발표해 학교를 흔들면 안된다. '참 스승 인증제' '촌지반환창구 설치' 등등 교사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정책과 지시도 이젠 끝내야 한다.교육개혁. IMF시대를 부른데에는 50년 교육의 책임도 크다며 바뀌어야 한다는데는 전 국민이 한뜻이다. 그런만큼 교사, 학부모, 대학, 정부 할 것없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할 일을 찾아나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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