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밀레니엄 열 첫걸음 "일단 성공"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2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10일 폐막됐다. 늘 뒷전에만 밀렸던 '문화'를 화두로 내세워 과거와 현재, 새 밀레니엄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속에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설 수 있을지 그려본 축제였다.
기획, 운영, 홍보등 곳곳에서 미흡한 점이 노출됐지만 지방자치단체도 이만한 이벤트를 치러낼 수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61일간 천년고도 경주에서의추억'. 경주문화엑스포의 허와 실을 따져본다.
'문화의 지방화' 그 가능성을 탐색해본 실험의 장이었다. 짧은 준비기간과 예산, 전문인력의 부족등 많은 난관에도 문화의 새 세기를 향한 첫 발걸음을 뗐다는 측면에서 그 성과를 부정할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치러낸 행사치곤 성공작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새 천년에는 '왜문화이어야만 하는가'라는 담론을 설득력있게 풀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경주문화엑스포는한계를 드러냈다.
경주문화엑스포가 명실상부한 지구촌문화축제로 2000년을 장식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상보다 많은 3백2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찾아 양적으로 성공을 거뒀지만 내용면에서는 비판받을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획에서 폐막까지 그동안 드러난 많은 문제점으로 인해 밤낮을 가리지않고 준비에 땀을 흘린 숱한 사람들의 노고가 가리워졌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욕심이 앞섰다. 각종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새 천년의 미소'라는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해내지 못했다. 결국 각종 전시, 영상, 공연등 백화점식 문화상품의 진열에만 그쳐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인상이다. 이같은 방식이 현재의 우리 문화의식과 수준에서는 적절한지는 모르지만 지구촌문화축제를 표방한 이상 앞으로 이대로는 어렵다는것을 확인케 해주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고는 존립마저 위태롭다는 위기의식이랄까.
특히 세계최초의 문화엑스포의 무대가 된 고도 경주의 이미지가 전혀 부각되지 못했다."우리의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는 많은 외국관람객들에게 1천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가장신라적이고 한국적인 색깔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문화예술계의 지적이 이를 뒷받침해준다.이런 점에서 이번 엑스포는 외국관광객들이 진정 보고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엑스포를 단순히 문화의 관점에서만 해석하기는 무리다. 각 분야로의 파급효과를 고려해볼때 소득도 많았다.
고부가가치 문화상품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문화인프라 구축과 도시기반시설의 확충,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었다.
첫 행사에서 모든 것을 완성해내기는 힘들다. 2000년 두번째 경주문화엑스포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서야할지는 분명해졌다.
지자체의 수준을 뛰어넘어 국가적 행사로 거듭나기 위해 지금부터 면밀한 준비와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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