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기한 동물이야기-지렁이

습기찬 흙 속에서 생활하는 지렁이는 낚시꾼들이 물고기 먹이로 사용하기 위해 애용할 뿐 가늘고긴 모습으로 인해 징그러움을 느끼게 하는 동물이다.

지렁이는 모습에서 보듯 어디가 머리인지 어디가 꼬리(?)인지 알 수 없으며 실제로 머리도 없고눈도 없는 동물이다.

신경조직이 있으나 각각 몸의 마디에 분산되어 있고 그외에 이렇다 할 신체기관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몸 전체가 생식기인 촌충보다는 다소 발달된 형태이나 하등동물임을 면할수 없으며 대신 아주 간단한 시력과 기억력을 갖고 생활한다.

지렁이는 신체 표면에 빛이 밝은가 어두운가를 판별하는 세포를 조금 지니고 있다. 지렁이는 다른 동물이 다가오더라도 공격을 가하거나 도망칠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한 땅 속에 기어 들어가 가만히 있는 편이 나으며 이로 인해 물체의 형태를 보는 것보다는 명암을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흙 속에서 해가 비치는 곳으로 나오는 것은 새에게 쪼아 먹힐 위험이 많을 뿐만 아니라 몸이 말라서 죽어버리게 되므로 자신이 땅속에 있는가 땅 밖으로 나왔는가를 명암에 의해 알 수 있으면그것으로 충분하다.

지렁이는 뇌가 없어 기억이나 지능을 갖출수 없으나 미세한 기억력은 있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지렁이를 T자형 튜브에 넣고 1백번 정도 집어넣으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나오는 비율이 거의 반반이며 지렁이 자신에게는 선택성이 없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밝혀졌다.

방법을 바꾸어 왼쪽으로 나오면 무사 통과할 수 있고 오른쪽으로 나오면 약한 전류에 감전되도록한뒤 지렁이를 집어넣으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은 지렁이는 전류에 닿는 순간 황급히 방향을 틀어 왼쪽으로 향하게 된다.

사람이라면 기억력이 있어 다음번부터 아예 왼쪽으로 나오게 되지만 지렁이는 매번 집어넣어도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나 이 실험을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렁이는 전류가흐르는 방향으로는 가지 않게 돼 간단한 기억력이 생겨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쪽에 감전장치를 해놓되 각 방향을 두번이상 구부러지도록 해 놓으면 지렁이는 아무리훈련(?)을 시켜도 헤매게 된다. 지렁이의 기억력으로 두 번이나 구부러지는 귀퉁이를 기억한다는것은 수퇘지가 새끼를 낳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金知奭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