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는 금융위기가 아시아는 물론 러시아.중남미로 광범하게 퍼져있는 상황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여느때와 같이 말잔치로 끝나서는 안된다. 물론 APEC은 구속력이나 집행력이 없고 또 그동안 중점을 두어 왔던 것이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였다는 점에서 금융위기 문제가 과연 핵심사항으로 다뤄지고 또 합의를 이끌어 낼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게다가 미국대통령마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여서 더욱그러하다.
그러나 이번회의에서는 적어도 국제금융체제개선, 조기경보제, 헤지펀드규제등에 대한 원칙만이라도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리고 개도국외채에 대한 탕감과 3백억달러 규모의 일본 미야자와플랜과 아시아통화기금(AMF)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정도도 못한다면 그러잖아도 아시아위기때 미국등 선진국은 뭘 했느냐는 불신때문에 APEC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에서 APEC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지난해 밴쿠버회의에서처럼 아시아금융위기에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정도의 수준으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헤지펀드규제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상회의가 열리기전에 끝난 각료회의에서는 분야별 조기자유화(EVSL)계획을 세계무역기구(WTO)에 넘겨 계속 논의키로 합의함에 따라 무역자유화합의에도 실패했다. 이는 일본이 지난해밴쿠버회의에서 합의된 사안이었음에도 수산물과 임산물에서 자발성의 원칙을 내세워 유보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자발성을 악용해 회원국상호간의 호혜성원칙을 어기는 행위인 것이다. 일본같은 경제대국이 어떻게 좋은 것에만 참여하고 싫은 것에는 참여하지 않으려 하느냐하는 비판을 면치못할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은 자신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와 참여가 있어야 할것이다.
그리고 특히 경제위기에 빠진 아시아 회원국들은 금리인하, 재정확대, 감세, 내수진작을 위한 부양책등을 함께 세워 경제회복에 나서는 자구노력도 있어야 한다. 이는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소장이 주장하고 있는 회복프로그램과도 같은 맥락이다.
89년 열린지역주의를 표방하고 나선 APEC은 이제 더이상 말잔치장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연륜도 그만큼 쌓였으면 이제 기능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 아시아와 중남미가 위기에 빠진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 시기이다. 그래서 그야말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사회발전에 기여하는 회의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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