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금세기 마지막 별똥별잔치

미국 보스턴에서 1833년 11월 13일 새벽, 마치 폭설처럼 별들이 쏟아져내려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여 '심판의 날'이 왔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때문에 종교집회와 기도회가 붐을 이루고, 테러와 현실도피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 뒤 33년만에야 그 '괴변'의 진상이 밝혀졌다. 천문학자들이 템펠-터틀 혜성이 공전하다가 태양과 가까운 지점을 통과할 때 그 핵을 이루던 물질이 증발하면서 수많은 암석 부스러기가 궤도에남았다가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후 마찰에 의해 타면서 빛을 내는현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던 것이다.

'별똥별'이라 불리는 유성(떠돌이별)은 1백30㎞ 상공에서 빛을 내기 시작해 80㎞ 정도에 이르면모두 타 없어진다. 유성우(流星雨)는 말 그대로 유성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그 복사점은 사자자리라고 한다.

유성들은 초속 70㎞가 넘는 속도로 지구를 향해 서로 평행을 이루며 다가오지만 마치 먼곳의 한점에서 나와 지구에 가까워질수록 넓게 퍼지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밤과 내일 새벽에는 33년만에 연출되는 금세기 마지막의 최대 우주쇼를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내일 새벽 4시를 전후해 1시간 정도는 1만여개의 별똥별이 떨어지면서 장관을 이루는 '절정'을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이 가장 관측하기 좋고,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니 행운이 아닐수 없다.

나날이 지독해지는 공해 때문에 우리는 하늘의 별을 잃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어린 시절 그 꿈속의 '마음의 별들'도 잃고 있다. 오늘밤과 내일 새벽에는 모처럼 별처럼 맑은 마음으로 꿈을 살찌우는 별밤지기가 되어 우주의 신비에 흠뻑 젖어봄직도 하다.

이 IMF 한파 속에서 '별 볼일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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