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자교육 한글전용.국한문 혼용 공방 재연

'국한문혼용이냐, 한글전용이냐'.

해묵은 문자교육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그동안 학술단체 위주로 진행되던 '소규모전'에서 이번에는 전국 각계인사들로 구성되는 '연합회식(式) 전면전'으로 확대돼 한층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17일 각계 7천3백5명의 발기인으로 구성된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가 서울 수운회관에서 창립총회 및 총궐기대회를 가졌다. 성균관, 유교학회를 비롯 1백70여개 단체가 참가했으며 김수환추기경,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 강영훈 전국무총리등 발기인대표만도 5백58명이나 되는 대규모연합회.

이에따라 한글전용을 주장해온 한글학회등 43개 단체도 '전국 한글전용실천추진회' 결성을 추진중이다. 지난달 27일 전국 대학과 학회에 공문을 보내 입회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한글전용실천추진회는 △각급 학교 교과서는 한글만으로 만들어져야 하며 △참된 국어교육의강화 △한글전용법의 '다만' 조항의 폐기 △한글날의 국경일화등 6개항의 주장을 펴고 있다.추진회측은 "우리 '글자살이'가 한글만 쓰기로 굳어져 가고 있다"면서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의 주장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며 거기다 자기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갖은 궤변과 거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한자교육총연합회는 "한국어는 언어구조 자체가 한자와 한글을 혼용하도록 돼 있다"며 △초등학교과정부터 기초한자 1천자를 철저히 교육시키고 △전교과과정 교과서의 한글과 한자의 혼용△'한글전용법의 폐지 법률안'의 국회통과등 8개항의 주장을 폈다.

그동안 양측은 수십차례에 걸쳐 국한문혼용과 한글전용을 싸고 공방을 벌였었다. 지난 3월에도일간지 광고를 내고 대통령에게 건의문을 보내는등 치열하게 맞섰다.

이에따라 지역학계에서도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글학회 대구지회 송창선총무는 "한글전용추진회를 통해 한글전용을 적극 주장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황위주 경북대 한문학과교수는 "한자교육이 부실해 발생되는 부작용이 엄청나다"며 "기본적인 한자교육을 통해서라도 국민의 기본교양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金重基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