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외교스타일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주변 4대강대국중 미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했고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등 굵직한 정상무대에도 참석했다.
방미의 경우, 김대통령은 "IMF사태가 오게된 것은 아시아적 가치때문"이라며 탓을 내부로 돌린뒤철저한 IMF처방 이행을 다짐하면서 경제지원을 호소했다. 미국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추진'의 모범국으로 치켜세우며 자신도 그렇게 실천하고 있고 한국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톤을 높였다. 이에 미국은 방미를 대대적으로 환영하면서 경제협조를 선물했다.
일본방문때도 마찬가지.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평가했다. 현지 언론들도 "해방후 한국이일본을 인정해준 것은 처음"이라며 으쓱해했다. 또 과거사 논란의 종식과 문화개방을 선언했다.일본의 경제지원 확약은 당연한 수순. 정신대 등 과거사, 독도, 어업협정문제, 문화개방 손실 등양보도 적지 않았다. 방미, 방일때는 칭찬과 경제협조, 순응의 외교였다는 평.중국방문때는 21세기 중국의 웅장한 모습을 떠올리며 중국지도자들을 고무시켰다. 중국이 김대통령의 대북포용정책을 반기는 것은 누구도 알 수 있는 일. 이를 십분 활용했다. 다만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국이라는 점때문에 너무 매달린 인상을 남겼다. 이제 헤게모니는 중국이 갖게 된셈이다. 방미, 방일과는 좀 다른 케이스다. 그만큼 현정부가 대북문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반증이다.
오히려 가장 필요한 나라인데도'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추진'주장은 하지 않았다. 이것은 '싫은얘기는 하지 않는다'는 김대통령의 외교술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강국 방문때 매우 우호적이었던 것은 불문가지.
말레이시아 마하티르총리와 아시아적 가치를 놓고 한판대결이 예상되었지만 피했다.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것. 그러나 APEC정상회의에서 에스트라다 필리핀대통령을 만나서는 뜬금없이 "마르코스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하지 않아 경제가 몰락했다"고 말했다.
고어 미부통령을 차세대지도자로 극찬하자 그도 정상회의기간 내내 김대통령을 칭송했다. 외교란좋은 말만하는 것이겠지만 외교논리의 일관성 결여란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김대통령의 외교스타일이 평가가 엇갈리겠지만 독특한 개성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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