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쿄 리포트'3권 출간

옴 진리교사건, 오타쿠(극단적 마니아) 그리고 게이샤. 극단을 치닫는 일본의 모습을 잘 드러내주는 말이다. 해진 뒤 그 아름다움이 빛난다는 일본의명암을 그린 세권의 책이 한꺼번에 나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열림원 펴냄), 아서 골든의 소설 '게이샤의 추억'(현대문화센터 펴냄), 도쿄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린 '동경의 젊은이들'(느낌 펴냄).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일본인의 극단적 취향과 가미카제식 광포함이 잘 드러나 있다. 단적인것이 바로 지난 95년 3월 아침 일본 열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지하철 사린 독가스사건. 그해1월에 일어난 고베 대지진과 함께 일본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이다.'언더그라운드'는 피해자 62명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옴진리교의 실상을 파헤친 르포집이다. 개인적이고 국적없는 이방인의 모습을 주로 그린 하루키가 1년9개월동안 이 사건에 매달렸다는 사실은 의외다.

"우리는 거북스럽고 꺼림칙한 기억을 잊기위해 그 사건 자체를 과거라는 궤짝속에 쓸어넣으려고한다"며 "혼탁한 의식으로 초래되는 무감각을 깨치기 위해 이 일에 매달렸다"고 했다. 대중에게휘두른 무차별 테러를 진지하게 분석해보려는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이 내포돼 있다.'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은 미국인이 쓴 한 일본 기생이야기다.

게이샤(藝人)로 60~70년대를 풍미했던 실존 인물의 고백을 바탕으로 쓴 소설. 게이샤는 소위 '미주 쇼바이'('물장사'란 뜻. 일본의 밤문화를 말한다)의 독특한 전통을 유지시켜온 일본 기생을말한다.

가난때문에 교토의 기방으로 팔려간 9살 소녀가 성공적인 게이샤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게이샤의일상생활과 춤, 음악, 다도 등 일본의 예술과 문화를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며 탤런트 임상아가 한국 출신 게이샤로 출연 예정, 화제를 모으고 있다.'동경의 젊은이'는 나만의 세계에 빠진 마니아 '오타쿠'를 비롯, 흑인남성과 사귀는 것을 인생최고의 목표로 삼는 '시스티아족', 유명브랜드만 선호하는 야행성 '양키이(Young Key)족'등 동경 신인류(신세대족)에 대한 현장 보고서.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자기만의독특한 개성에 집착하는 일본 10대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도쿄 리포트'이다.〈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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