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광양, 영호남의 대표적 지방중소도시를 터전삼아 4개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5개, 각각 2개씩의 중·고등학교, 특수목적고(포철공고) 1개등 산하에 모두 14개의 교육기관을 둔 국내최대 사학 포철교육재단. 총부지면적 18만7천평, 연건평 4만7천평, 학생수 1만4천명에 교직원수 7백86명,교사 1명당 담당학생수는 평균 22명. 여기에다 포항공대(별도법인)….
'교육보국의 정신아래 자주인·도덕인·창의인을 육성한다'는 건학이념에 맞춰 22년간 한결같은교육투자로 한국교육 발전을 위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이 재단이 교육개혁 논의과정에서 '모범답안'으로 부각되면서 또한번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포철발전의 원동력
포철교육재단 산하 학교들에 들어서면 "학교가 공원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넓은 교정과 풍부한녹지공간, 흠잡을데 없는 현대식 시설. 학생들의 생활공간 모두가 자연 그대로의 교육장이다. 이와함께 21세기 정보화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최첨단 기자재가 비치돼 자연과 과학이 조화를 이룬다.
포철이 IMF한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사상 최대규모 순이익을 창출하며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우뚝설수 있게된 것은 완벽한 직원자녀 교육시스템이 구비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눈여겨 볼만한대목이다.
■상호존중, 인성강조하는 교육
14개나 되는 유치원 및 초·중고교의 공통점은 인성교육을 강조한다는 것. 포항제철중 3년 김세희양(16)은 "학우들의 대부분이 유치원부터 동문관계인데다 어릴때부터 상호존중의 예절교육을받은 탓에 우리학교에 왕따·은따는 없다"고 말했다.
포철서초등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생일잔치가 열린다. 각 교실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그날 생일을맞은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지고 축하노래가 나온다. 교장이 직접 생일맞은 제자들의 가슴에 축하리번을 달아주고 그 학생은 부모에 감사하는 마음을 편지로 담아 집으로 띄운다.특수목적고인 포철공고에서도 인성이 강조되기는 마찬가지. 신입생 선발도 실력보다는 면접과 적성검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눈에 띄는 특징은 3년동안 1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지 못하면 졸업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 학교 출신인 축구국가대표 이동국선수도 국가공인 용접기능사 2급 자격증을 딴뒤 졸업했다.
이같은 교육방침은 유치원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곡제철유치원의 경우 보통의 유치원과는 달리 글자나 숫자공부 과정이 없는 대신 인사하기·질서지키기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본규범을 익히는데 열중이다.
■컴퓨터·밀티미디어 통한 특성화
이곳에서 컴퓨터는 재미있는 장난감이고 편리한 생활도구로 인식된다. 유치원의 가장 넓은 공간은 컴퓨터실이고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와 가정간 연락은 컴퓨터로 일원화됐다. 이는 중·고등학생의 컴퓨터 활용 보편화로 이어진다.
포철서초등학교 전교생 8백19명은 모두 자신의 ID와 컴퓨터를 보유, 숙제는 물론 학교와 가정간연락도 전자메일을 이용하고 이들 컴퓨터는 모두 초고속국가 정보통신망으로 연결돼 원하는 모든정보를 얻을수 있다. 이같은 첨단학습법의 결과는 워드프로세서 기능사 자격증을 따는 초등학생을 속속 탄생시키고, 지난 9월에는 이 학교 3학년 노진근군(10)이 전국컴퓨터창의성대회 동상을따내는 결과로 나타났다.
포철동초등학교는 우주극장을 설치해 초등생들에게 우주정복의 꿈을 심어주고, 광양제철초등학교는 대학교 시설을 능가하는 어학실을 갖추고 수준급의 외국어교육을 실시중이다.또 중·고등학교는 포항·광양 모두 담임교사와 교과별 교사외에 후견교사제도를 도입해 학생들의 학업 및 심성을 개별로 지도하고 24시간 학교개방·무감독시험을 실시하는등 우리 교육계의2000년대 목표를 10년이상 앞당겨 현실화시켰다. 2곳의 인문계고교 4년제대학 진학률은 90% 수준.
해외교류 사업도 활발해 교사들의 80% 가량이 1차례 이상의 해외연수를 거쳤으며 학생들의 미국중국 일본 호주등지 학교와의 자매결연을 통한 교환방문·수업도 활기차게 진행돼 국제화의 본보기가 됐다.
■사회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학교에서 배운다
포철교육재단은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는 학교교육을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 90년부터 자체적으로 환경교재를 만들어 모든 학생들에게 주당 1시간씩 환경교육을 정규교과 과정에 편성했다. 지난 95년 시작된 범국민적 쓰레기 분리수거제도는 정부가 이 재단 초등학생들에게배워서 시행한 제도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최근에는 좀더 눈을 넓혀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재단은 △환경파괴와 △성비불균형 △잘못된 장묘문화 △안전불감증 △지역감정을 시급히 해결해야할 5대과제로 선정하고 학생들이 이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포철교육재단은 올해 경영진을 개편한뒤 제2의 건학을 선언했다. 교육개혁은 제도개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 그 자체에 얼마나 정성과 정열을 쏟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포철교육재단이 입증하고 있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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