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호남 시장.도지사 간담회

영.호남 8개시도 자치단체장들에게 동서화합은 절체절명의 과제. 28일 오후 경남 창녕군 부곡하와이에서 열린 시장.도지사 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동서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동서간화해없이는 국난극복도, 제2의 건국도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은 동서간 갈등이 일부 정치권에 의해 조장됐고 또 증폭됐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인식에서부터 교류를 통한 해법까지도 비슷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지난번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동서간지역감정의 현실을 바탕으로 당선된것도 사실이다.

또 2000년이면 곧바로 총선이 실시되는만큼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이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은 정치적으로 광역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를 통한 지역감정 해소방안에는 '무소속으로는 광역단체장 선거를 치를수 없다'며 거부하는 등 스스로 정치인으로서의 위치를 부인하지 않아앞으로 벌어질 영.호남 교류가 정치적 색채를 띤 지역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주목받게 됐다.

문희갑 대구시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금까지의 일부 동서간 교류가 인위적.정치적 동기에서추진돼 일과성 행사로 그친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영.호남 시장.도지사들이 앞장서서 주변에서 실천하기 쉬운것부터 하나씩 찾아 실질적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나가자"고 말했다. 문시장은 달구벌축제때 호남의 특산물이나 음식물을 대구에 참여시키는 등 실질적인 교류를 주장했다. 그 자신 전남도 공무원들을 상대로 특강을 한 문시장은 허경만 전남지사를 대구시 공무원교육 강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의근 경북지사는 의병 곽재우와 고경명, 학문에서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간의 7년간의 서신교류를 예로 들어 영호남의 선조들이 서로 친밀히 교류했다고 말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유종근 전북지사는 "지금 역사는 보편적 세계주의로 통합되고 있다"며 "이웃지역이 잘되는 것을기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로 섬'의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통합하는 국민만이 번영할 수 있다고 유럽연합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단체장들이 하나같이 동서간 지역갈등을 정치권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정작 그들이 모두지역색을 배경으로 한 정당공천으로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것은 아이러니다. 김혁규 경남지사는 "대통령선거가 동서갈등의 원인인만큼 대통령의 의지가 필요하다"며 건의문 채택을 요구하자 유종근 전북지사는 "대통령뿐 아니라 정당지도자들의 언행에도 책임이 있다"며 그들에게도 지역감정조장발언을 삼가줄것을 요구하자고 제안했다.

허경만 전남지사는 "정치권에 책임이 있지만 자기이익을 위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점도 있다"고털어놓고는 "문제점을 모니터하고 대책을 세우기위한 별도기구 설립등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며 기금마련을 제안했다. 심완구 울산시장도 단체장들이 단합해 2000년 총선에 대비하자고 말했다. 이들의 정치행보아닌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교류와 화해를 위한 노력이 주목받게됐다.

한편 이날 단체장들은 우선 99년에는 문화교류에 중점을 두고 8개지역에서 공동참여하는 극단구성 및 순회공연을 하기로 하고 대통령과 정당대표에게 지역감정조장을 자제케 달라고 건의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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