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8지역여성계 명암(3)-공직

새 천년을 앞둔 밀레니엄의 끄트머리에서 올해 대구시 여성공무원들은 사상 첫 2급 탄생이라는신기원을 개척했나하면 공무원 사회의 구조 조정 이후 한층 가열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실력으로 승부해야한다'는 과제를 동시에 걸머진 한해를 보냈다.

유난히 보수성이 강한 지역성향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 첫 2급 공무원에 발탁된 주인공은 대구시상수도본부 이현희본부장(55). 전국 첫 구청장(94년4월부터 14개월간 남구청장), 내무국장(97년1월부터 19개월간)을 지내면서 통솔력과 업무수행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은 이 본부장은 대구시민이 수돗물과 친해지도록 하는 프로그램 고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부임하자마자 장화를 신고물뺀 대봉배수지(6.7m 깊이)에 직접 내려가 현장점검을 마칠 정도로 현장 최우선 원칙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61세에서 60세로 공무원의 정년이 1년 단축된데다 대구시의 구조조정으로 1년3개월이 추가 단축,공무원 정년축소의 최대 피해자중 한사람이 된 이경순국장(전 사회복지여성국장·59)은 현재 대기상태. 별정 3급이라 명퇴도 되지않는데다가 졸지에 2년3개월이나 정년이 줄어들어 "그만하면됐다"는 여론 너머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동정론도 받고 있다.

정무제2장관실이 없어지면서 보건사회부 직속으로 바뀌면서 국명(局名)이 바뀌고 보건업무가 추가된 보건복지여성국의 새 사령탑 김기원국장직무대리(56)도 밤늦도록 현장을 순시함은 알만한사람은 다 아는 사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래 연차적으로 추진할 보건·복지·여성정책의 골격을 마련하느라 부심.

김기원국장과 같이 96년에 행정4급에 오른 신현자 동부여성문화회관장(54), 97년에 행정4급으로승진한 설영숙 대구여성회관장(56), 대구시여성정책과 이상욱과장(48·행정5급)을 포함한 대구시여성공무원 총수는 11월1일 현재 2천1백7명. 전체 공무원(교원 제외) 1만1천2백32명 가운데18.8%를 차지, 구조조정 전인 18.5%보다 다소 늘었다.

이는 공무원 채용목표제인 18%(98년) 보다 높지만 전국 평균 28%나 서울평균 20.8%보다 많이낮은 편이다. 구조조정 바람과 함께 여성관련 업무에 치중돼있던 현상에서 탈피하고 있으나 여성공무원들의 자질함양과 철두철미한 책임의식 고취가 과제로 남아있다.

일부 여성공무원 가운데는 특수능력(어학·전문자격증 등)을 갖추거나 석·박사 과정을 다니기도하며 건축·병무·소방·국제협력등 남성직종으로 여겨지던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사무관 승진심사에서 여성발탁, 배치전환의 평등성, 보직확대 등 제도정비와 함께 너무 여성다움·가사를 내세우기보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참아나가는 의지와 용기를갖춰야하는게 98년을 보내는 여성공무원들의 과제이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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