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에서-경북농민대회 표정

2일 상주 풍물시장 앞 도로에서 열린 경북 농민대회는 고령·청송·울진·영덕 등 도내 16개 지역에서 참가한 농민회원들로 대성황이었다. 장날이기도 해 장보러 나왔던 농민들까지 합류,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켰다.

옳소! 옳소! 대형 마이크가 농가부채 해결, 농민 살길 보장, 5백만 농민의 생활 환경개선을 요구하는 주장을 뿜어내자 여기저기서 호응하는 맞장단과 박수가 잇따라 터졌다.

"농축산물 가격 보장, 수해 보상 등은 농민들의 단결된 힘이 없이는 얻어낼 수 없는 것들입니다"울진에서 참석했다는 50대의 한 회원은 농민들이 변하지 않고 투쟁하지 않는 한 이제 농촌은 몰락하고 농업은 파탄하며, 농민은 이 사회의 구석에서 머슴 같은 존재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추위 조차 불타는 농심에 도망가 버린듯 했다.

그러나 부회장단과 회원 등 9명의 삭발식이 진행될 즈음, 대회장은 깊숙히 언 가슴을 드러내는듯바뀌었다. 사회자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평화적 시가 행진과 별다른 사고 없이 치러진 이날 대회를 마친 농민회원들은 각자 다시 자신의농장으로 돌아가며 서로 거친 손을 마주 잡고 있었다. "수고 많았습니다, 건강합시다. 다음 대회가 열리는 서울에서 다시 만납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상주·朴東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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