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돛내리는 삼성자동차

중복·과잉투자라는 자동차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특혜시비에도 불구하고 지난 95년 승용차사업을시작한 삼성자동차가 첫 차 출시 1년도 채 안돼 빅딜(대규모 사업교환)로 닻을 내리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삼성은 지난 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 정부의 승인에 따라 회사를 설립한뒤 2년동안의 준비를 거쳐 98년부터 양산체제로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자동차업계는 세계의 대형 자동차메이커가 합병을 통해 생산규모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삼성의 자동차업계 신규진입은 중복·과잉투자 시비를 낳을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룹차원에서의 대대적인 선전을 통해 회사설립 3년만인 올해 2월 자동차시장에 모습을 드러낸SM5 시리즈는 일본 닛산의 '맥시마' 구형 모델이기는 하지만 안전도가 뛰어나고 외형이 싫증을비교적 덜 준다는 점 등 때문에 일반인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삼성 계열사와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SM5는 지난 4월부터 11월말까지 10개월동안 무려 4만1천대를 판매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SM5 시리즈는 배기량 1천8백cc인 SM518과 2천cc급 SM520, SM520SE,SM520V, 2천5백cc짜리 SM525V 등 5종류다.

그러나 삼성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은 부채가 지난해말 현재 2조5천7백억원에 달했으며 올들어 지속적으로 늘어 이미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자본금은 8천54억원이며 자산은 3조4천억원이다.

삼성자동차는 그간 특히 IMF 체제에 따른 내수침체로 판매량이 예상밖으로 저조해 경영난이 가중돼 왔다.

삼성자동차는 막대한 부채는 물론이고 연간 생산능력이 25만대 수준에 불과한데다 올해 생산목표치가 8만대에 지나지 않아 현대와 대우, 기아자동차 등 기존의 자동차회사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거의 없어 삼성 내부에서도 삼성자동차를 포기해야한다는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삼성자동차는 당초 지난달말 내년도 투자계획과 신차 개발 구상 등을 공표하겠다고 강조했으나이같은 현실에 밀려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됐다.

결국 삼성자동차는 정부의 주도하에 대우전자와의 빅딜 대상으로 사실상 굳어지면서 신차 출시 1년도 채 안돼 자동차시장에서 퇴출되는 운명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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