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기 해이.햇볕정책 추궁

8일 오후 천용택(千容宅)국방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국회국방위 전체회의에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소대장 김훈(金勳)중위의 의문사와 나이키미사일 오발 등 최근의 잇단 군내 사건.사고를놓고 여야간에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졌다.

군내 사고와 관련, 여야의원들은 군기강 해이를 한 목소리로 지적했으나 한나라당과 자민련측은햇볕론 등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을 놓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문책문제에 대해선 야당측이 천장관의 사임을 거듭 촉구한 반면 여당측은 "군개혁이 부진한데서비롯된 것인 만큼 오히려 장관이 이를 소신껏 추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맞섰다.

우선 김중위사망진상조사소위원장인 한나라당 하경근(河璟根)의원은 "소위가 채택한 참고인에 대해 군 수사당국이 사전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당국이 진상규명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라고 천장관을 추궁했다. 소위측은 특히 김중위가 타살됐으며 판문점 경비병들의 북한군 접촉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을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장관은 답변을 통해"참고인 명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소위활동을 방해한 사실이 확인되면 문책하겠다"는 식으로 비켜갔다.

미사일사고 등과 관련, 국민회의 권정달(權正達), 장영달(張永達)의원은 "사회 각 분야에 걸쳐 개혁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국방분야만은 지지부진한 탓에 군기강이 해이해지고 있다"며 "군의 안전사고는 지속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이동복(李東馥)의원도 "정권이 교체됐음에도 고위직에 구정권 인사들이 그대로 있어 장관과 정책 등을 놓고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돼야 한다"며 군개혁론을 펼쳤다.반면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정창화(鄭昌和)의원은 "잇단 군내 사고의 원인으론 장병들의 기강해이는 물론 햇볕론이란 대북 유화정책도 지적돼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들 의원은 또 "지금까지 일선지휘관만 문책하는데 주력해옴으로써 군내에'상부무죄, 하부유죄'란 신조어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힐난한뒤 유사사고가 재발할 경우 물러나겠다고 한 천장관의 전날 발언과 관련, "책임을 부하에게만 미루겠다는 몰염치한 언행"이라며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나 천장관은 "군내 안전사고에 기강해이 측면이 없지 않으나 햇볕정책과 연관돼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예년에 비해 발생건수도 37%나 줄었다"고 강변한뒤 "책임질 사안이 있다고 국민이 평가하는 시기가 오면 물러나겠다"고 답변했다.

〈徐奉大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