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업난 틈탄 배짱구인 많다

최악의 실업난 속에 상당수 지역 영세업체들은 취업지망생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일손을구하지 못하는 반면 지역 유통업체에는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4백~5백명씩 밀려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같은 실업난에 편승, 임금을 터무니없이 낮추거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않는 '배짱모집' 현상마저 불거지고 있다.

지난 10월말 현재 대구.경북지역 실업자 15만6천여명중 4만1천여명은 인력은행, 고용안정센터 등에 구직등록을 해놓고도 3개월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대구, 동아백화점과 삼성홈플러스 등 지역 유통업체에는 아르바이트 자리가나길 기다리는 사람이 각각 4백~5백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고교 및 대학 졸업반 학생들로 내년이면 실업자나 다름없는 신세.

종전 1, 2개월이던 백화점 아르바이트 근속기간도 최근 3~6개월로 늘어났다. 일부 아르바이트생은아예 1~2년 정도의 계약사원으로 전환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지역 고용안정기관에 구인의뢰를 한 뒤 1, 2개월이 지나도록 원하는 일손을 구하지 못한 일자리는 3천3백여명분에 이른다. 유효구인으로 분류되는 이들 인원은 지난 7월 2천1백여명에 이어 10월 3천3백여명에 이르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구미노동사무소가 지난 8, 9월 신규구인수 1천1백35명 중 8백5명을 유효구인으로 처리한 것을 비롯, 고용안정기관마다 매 2개월간 신규구인중 50% 이상이 제때에 일손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청 한 관계자는 "근로자 10~30명 정도의 상당수 영세업체들이 공공근로자 임금에도 못미치는열악한 근로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격증, 경력 등 구인조건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한것도 취업지망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고용안정기관에 구인등록을 한 업체 10곳중 5, 6곳이 월 60만원 미만을 내걸고 있으며 일부 제조및 용역업체는 외국인 근로자와 비슷한 수준인 월 40만~50만원을 제시하기도 한다.실직자 장모씨(32.대구시 달서구 용산동)는 "구인업체는 많아도 실업난을 틈탄 배짱모집이 늘어실제 취업가능한 일자리는 얼마 안된다"며 "갖가지 경력, 자격을 요구해 놓고 저임을 제시하는 업체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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