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신정보여자고 학생들의 국악사랑

"거문고.가야금.해금.향피리 등 국악기를 다루는 솜씨나 강령탈춤과 사물놀이 수준은 전국 최고라생각합니다"

대구시 중구 장관동 경신정보여자고(구 경신여상) 학생들의 자부 이다.

고교 입시에 떨어진 학생들이 대부분 마지막으로 찾는 학력인정학교로 1천8백명 학생 모두 한가지 특기 정도는 갖고 있다.

2학년 박현정양(17)은 가수 신승훈을 따라다니다 고입선발고사에 실패해 처음 경신을 찾았을 때병원 같아 보이는 학교가 너무 싫고 부끄러웠다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클럽활동을 통해 가야금을 손에 쥐고 부터 현정이는 삶에 대한 자신감에 차있고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여고생으로 변했다. 그는 지난해 큰 무대였던 국악발표회 때 어머니로 부터 첫 꽃다발을 받았다. 올해 발표회에는 남자친구 세권이 부모가 오기로 약속했다 한다.고수(鼓手)인 김민지양(17)은 국악단인 랑예술단 멤버로 활동, 각급 학교와 경로잔치에 초청받아공연하며 국악을 보급하는데 열심이다. 우아하고 멋스러운 거문고 가락에 반한 강명은양(17)은 한때 심취했던 대중가요가 이젠 유치하게 들린다고 한다.

국악으로 교육진로를 바꾼 것은 지난 93년 부임한 윤덕기교장(尹德基.45), 최윤호교사(39) 등 지도교사들의 헌신이 큰몫을 했다.

"소외감에 젖어 있는 학생들을 무대에 세워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경신예술제가 학창시절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처음 강령탈춤반과 사물놀이반으로 시작한 경신의 '국악 사랑'은 95년 전국청소년 민속 예술제동상 수상을 시작으로 올해 전국 청소년 국악경연대회 우수상, 개천예술제 우수상 수상 등 각종대회의 상을 휩쓸고 있다. 국악의 '교육적 위력'을 실감한 윤교장은 올부터 가야금.거문고.장구를아예 정식교과에 포함시켰다.

내년에는 정보처리과, 경영정보과, 미용과, 연극과를 신설, 경신을 특성화고교로 키운다는 것이 윤교장의 복안.

'덩더꿍 덩더꿍 얼쑤…' 요즘 경신의 교정은 점심시간, 방과후 할 것없이 거문고, 꽹과리, 북 소리가 어우러지며 활기가 넘친다. 학생 2백여명이 경신예술제를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기 때문. 제3회 연극발표회는 17일 오후2시 대덕문화전당, 제5회 국악발표회는 18일 오후2시 어린이회관 꾀꼬리극장에서 각각 열린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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