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간 토담 너머로 음식이 오가던 옛날의 농촌 풍경이 사라진지는 오래. 그래도 지금껏 이웃간인정 만큼은 변함 없었던게 도시와는 다른 점이었다. 그러나 경제난 폭풍 이후엔 농촌에서 조차이웃간 보증이 사라지고 있다.
의성지역에는 올해 폭우·태풍 등 피해로 연말 농협 자금 상환이 어려운 농민들이 적잖다. 그나마 마침 부채 상환 연기 조치가 시행된 게 다행. 15일은 그 신청 마감일이다.
하지만 연기 혜택을 받으려면 신규대출 형태를 갖춰야 해 대출 서류를 다시 만들어 제출해야 하는 형편이고, 여기에서 바뀐 인심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쉽게 보증을 서 주었던 이웃도 지금은 이런저런 사정을 내세우며 기피, 서류를 아예 못만드는 경우가 허다한 것.
보증을 외면하는 농민들도 심정이 답답하다고 했다. 이웃들 중 인정에 이끌려 보증 한번 잘못 섰다가 논밭·과수원·가옥까지 저당돼 그야말로 낭패를 당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 여기에 농사 수입은 빤한데도 농약값·사료값·비료값·영농자재값·유류값까지 급등하자 장래 불안감이 높아져더욱 이웃 생각할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보증인을 못구해 자금 연기도 못받는 농민들은 당장 내년 영농철 농사 비용 마련이 걱정이다. 농협 관계자들도 이런 농가가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합원 1천명 규모인 비안 농협의 경우 농민들이 대출해 간 상호금융만도 무려 24억원이나 되지만, 14일 현재 회수액은 고작 5억원에 그치고 있는 실정.
비안농협 김동균 전무는 "요즘은 도시에 사는 실직 자녀들에게 송금까지 해줘야 하는 농민들이많아 자금 연체의 악순환이 심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의성·張永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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