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미묘해진 정국 풍향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은 예상대로 부결됐다. 그러나 공동여당 내에서 '반란표'가나왔다는 점에서 정치권에 던진 의미는 적지 않다.

여권이 표결에서는 가까스로 이겼지만 표단속에서는 졌다고 할 수 있으며, '정치적으로는 가결,산술적으로는 부결'이라는 결과를 낳은 꼴이다. 이때문에 한나라당으로서는 안건이 불발로 그치긴 했지만 '사실상 정치적 승리'라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챙기게 됐고, 공동여당은 비록 해임안부결에는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21일 국회 본회의의 투표에 참여한 의원은 모두 2백72명으로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각각 98명과41명, 한나라당 1백31명, 무소속 2명이었다.

표결 결과 찬성과 반대가 각각 1백35표로 동수였다. 한나라당은 의원수보다 4표나 더 얻어 이탈표가 전혀 없었을 경우 공동여당에서 당론과는 달리 최소한 2~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계산이나온다.

이번 표결 결과로 정국의 풍향에 어떤 변수가 생기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중인 상황에서 세풍.총풍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으로서는 여권을 압박하려는 전략이그런대로 맞아떨어졌고, 힘도 얻게 됐다.

앞으로 공세체제를 강화해 여권의 야당 파괴론, 북풍 저지를 위한 여권 수뇌부의 거래설 등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질는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보인다. 이번 투표로 자민련 의원중 일부가 반기를 든 사실이 입증돼 이를 계기로 갈등이 더욱표면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민회의는 자민련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되고, 내각제를 놓고 표출되기 시작한 감정대립이 심화될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이번 투표는 3당간의 함수관계를 더욱 복잡.미묘하게 만들었다. 향후의 정국이 과연 어디로 가게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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