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국방 해임안 부결이후

천용택(千容宅)국방장관에 대한 21일 국회 해임건의안 표결결과가 당초 예상대로 부결로 마무리됐지만 일부 반란표에서 엿볼 수 있듯 향후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들 반란표는 여야간의 의석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여권쪽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표결결과는 공동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향후 공조행보에 걸림돌로 부상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탈표를 둘러싼 갈등, 특히 자민련에 대한 국민회의의 불신감이 고조될 수 있는 것.자민련 이양희(李良熙)수석부총무가 표결직후 "양당 공조에는 전혀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거듭강조하고 있는 데서도 반증된다.

표결직전까지만 해도 보수적인 자민련측 일부 의원들이 이탈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으며이때문에 당지도부는 이탈 우려가 있는 의원들을 본회의장에 불참토록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게다가 여권의 반란표가 전부 자민련측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이 적지 않은 만큼 이들 표의 향방을 둘러싼 양당간의 책임공방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이같은 갈등기류는 규제개혁 일괄처리법안 등 이번 임시국회중 쟁점법안 처리의 전망을 어둡게할수도 있다. 특히 자민련이 한나라당과 공조움직임을 보여온 교원정년 단축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당의 저변에 깔린 보수와 개혁이란 노선상의 이질감을 부추기는형국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자민련에선 내각제 공세를 강화하게 될 소지도 있다.

물론 국민회의로서도 공동정부의 한계를 절감하는 등 대응책을 모색하게 되는 계기가 됐을 수 있다. 21일 영천시의원들의 집단입당을 계기로 영입행보를 재개할 것이란 공언 역시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선 참석의원들 수보다 찬성표가 4표나 더 많은 만큼 내부 결속력을 강화할 수있는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계속돼온 주류와 비주류간의 갈등도 일단 봉합할 수 있게된 셈이다.

이같은 기세에 편승,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중 대여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여당내 갈등의 틈새를 파고들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경제청문회 협상은 물론 한·일어업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등 쟁점사안들의 처리를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일 것이다. 재연되고 있는 총풍 및 세풍사건도 이같은 공방전에 가세될 것이다.

결국 해임안 표결을 계기로 대치정국은 여-여간 갈등까지 증폭될 경우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첨예화될 전망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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