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회의 내각제 연기 띄웠다.

22일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의 내각제 연기발언으로 양당간의 내각제 갈등이 재연되고있다. 내각제 개헌과 관련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함구령을 내렸지만 정총장의 발언으로 자민련이 발끈하는 등 양당간에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정총장 발언의 요지는 일단 경제살리기를 위해 내각제 논의를 연기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있다. 정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각제 문제는 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총리간에 논의할 것인 만큼 우선은 경제살리기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총장은 특히 자민련 간부들이 앞다퉈내놓고 있는 내각제 발언에 대해 "김총리 생각을 잘못 읽고 충성경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정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국민회의 내부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민련측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김대통령의 함구령으로 가뜩이나 위축돼 있던 마당에 울고 싶은 차에뺨을 때려준 격이라고 할 수 있다. 박준병(朴俊炳)사무총장과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이 김종필(金鍾泌)총리와 박태준(朴泰俊)총재에게 정총장의 발언을 즉각 보고한 것만 봐도 자민련측의 분위기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완구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한 말을 놓고 밑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앞으로 양당공조를 위해 말을 아껴야 할 것"이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박총재도 "서로가 말을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며 정총장의 발언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전해졌다. 이날 열린 당무회의와 전국지구당위원장회의는 내각제 연기발언을 한 정총장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참석자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가 할 말과 안할 말이 따로 있는 것"이라며 정총장 발언을 극력 비난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민련측의 즉각적인 반응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총리를 만나고 온 박총장은 "김총리에게 보고를 드렸더니 옳다 그르다는 말이 없이 듣고만 있었다"면서 내각제 갈등이 재연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판 격돌을 위해 소모전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게김총리의 생각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내각제 개헌과 관련된 양당간의 갈등은 지난 18일 공동정권 탄생1주년 기념식에서 밝힌대로김대통령과 김총리의 담판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