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고온 겨울...생태계 대교란

라니냐의 영향으로 혹한이 닥칠 것이란 당초 기상전망과는 달리 대구지역은 12월 들어 한낮 기온이 섭씨10도가 웃도는 포근한 날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평균 기온 역시 예년보다 높은 이상난동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이상난동은 지난 10월 이후 나타난 이상고온행진을 계속 잇는 바람에 심각한 생태계 교란현상을 가져오고 있으며, 겨울기온에 밀접한 관련을 갖는 레저·의류·난방·건설 등의 업계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지역은 12월 들어 낮 최고기온이 섭씨 10도가 넘는 따뜻한 날이 24일현재 보름 가까이 이어졌으며, 지난 19일에는 기온이 섭씨16도까지 치솟는 등 현재 대구의 12월평균기온(섭씨4.75도)은 평년평균(섭씨1.8도)보다 3도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 전국 월평균 기온이 기상청 관측이래 모두 최고값을 나타낸 이후 기상이변에 따른 '이상고온'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대구기상대는 24일 "현재 한반도 남쪽에 자리잡은 따뜻한 성질의 기단 때문에 겨울철에 전형적인 서고동저형 기압배치 대신 고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겨울추위는 내년 1월 중순이후에나 시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상난동이 계속되면서 생태계교란현상도 잇따라 관측되고 있다. 계명대 생태계연구소 김종원 교수는 "우리나라 최남단인 제주도 등지에서만 서식하는 '꿩고사리'가 창녕지방에 자생하고 있는것이 지난 20일 확인됐다"며 "최근 성서 계명대 뒷산에서 구골나무가, 앞산에서 후박나무가 발견되는 등 난대성 상록식물의 북상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라고 밝혔다.

경북대 생물학과 박희천 교수도 "10월말이면 자취를 감추는 팔랑나비 등 곤충류가 대구에서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현재 먹이가 부족한 철이 아닌데도 너구리, 큰소쩍새 등 야생동물들이 뚜렷한 이유없이 탈진상태를 보이는 등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생태계 교란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창녕 환경운동연합도 지난 21일 창녕 우포늪 부근에서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는 야생너구리를 구조했다.

환경전문가들은 "갑작스런 기후변화는 동식물의 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상난동으로 예상되는 해충과 전염병 창궐 등에 대비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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