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학년도 대입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자 대학마다 채점 기준을 강화하는 등 상대적으로 비중이크게 높아진 논술.면접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일부 주요 대학들은 정시모집 원서 접수 하루를앞두고 갑자기 논술과 면접 점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입시 요강을 급조, 수험생들과 진학 상담에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이같이 입시 요강을 급조한 데 대해 논술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짐에 따라 수험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변명하고 있다. 지원자간에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 비슷하기때문에 논술과 면접 비중을 줄이더라도 결과적으로 논술과 면접이 합격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시각도 있다.
하지만 대학들의 이같은 처사는 수능 고득점자들이 논술과 면접 부담 때문에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을 막아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편법으로 밖에 볼 수 없게 한다.
더구나 이렇게 되면 결국 논술과 면접의 원래 취지가 유명무실화돼 종래의 입시 폐단이라 할 수있는 '수능 성적 순으로 한줄 세우기'로 되돌아가게 하는 셈이다. 또한 수능의 변별력이 낮은 데다 논술과 면접마저 같은 결과를 불러 동점자가 속출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
대학들이 이번 입시에서 논술과 면접 비중을 갑자기 낮춘 데는 서울대 특차의 영향이 적지 않은것으로도 보여진다. 이번 서울대 특차에서는 3백80점이 넘는 고득점자들이 대거 탈락, 대부분의고득점 수험생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됨으로써 하향 지원 경향이 두드러지며,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아진 논술과 면접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학들이 사정에 따라 입시 요강을 수시로 바꾼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대학들의 이같은 고득점자 유치 편법은 수험생들은 물론 진학 지도에 큰 혼란을 가져올 뿐 아니라 대학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대학의 특성화를 뒷걸음질 하게 한다.
이때문에 이번 입시 요강을 급조한 일부 대학들은 수험생과 일선고교를 우롱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고, 정시모집도 특차와 다를 바 없게 해버린다는 비판을 받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또 수능 성적 순으로 한줄 세우기 망령인가'라는 소리도 나올만 하다.
대학이 다양한 선발 기준을 마련하고 특성화의 길을 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번 대입에수능이 변별력을 잃어 특차에서 큰 혼란이 빚어진 데다 정시모집의 논술과 면접에까지 변별력이흔들려 더 큰 혼란이 야기되지 않을지 심히 우려된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