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춘문예-심사평

예심을 통해 넘어온 12편의 작품중에서 오랜 논의의 대상이 된 것은 '두부 껍질 벗겨 먹어야 한다' '겨울 삽화' '꿈꾸는 환절기' 세편이었다. '두부…'는 글이 힘차고 시장의 리얼리티도 비교적생생하게 전달한다. 읽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현상 뒤에 감추어진 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이 너무 단순하고 문장이 거칠어 두 심사위원모두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했다.

'겨울삽화'는 동네 공터를 중심으로한, 비교적 세련된 소설적 구도를 가지고 있다. 문장도 오랜연마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세련됨이란 종종 작위적이란 말로 비판받을 수 있고, 주제를엮어가는 논리성에도 석연치 못한 데가 있었다.

'꿈꾸는 환절기'는 모범답안 같은 작품이다. 세태와 시의성에 바탕해 읽는 이의 관심을 끌고 갈등의 전개방식도 발생에서 해소까지 정연하게 싸여져 있다.

문장도 특히 흠잡을 데는 없다. 결말의 화해가 돌연스러운 감이 있지만, 당선작으로 뽑기에는 크게 모자람이 없었다. 정진을 빈다. 한편 최의영의 '동행'은 돋보이는 작품이었으나 작가가 심사위원 이문열씨의 생질녀여서 논외로 돌렸다. 예부터 배나무아래서는 갓을 바로 하지 않는다 했다.작가에게는 다른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

이문열〈소설가〉

김원우〈소설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