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이게 아닌데…

근래들어 우리 사회는 어딘지 아퀴가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 "이게 아닌데…"싶을 때가 적지않다.

여태껏 主敵도 몰랐던가

북한 잠수정이 수시로 출몰하는 이 시점에 국방부는 기껏 국군 장병을 대상으로 우리의 '주적(主敵)은 북한'이란 정신교육을 시작, 한참 웃기고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국군은 어디로 향해 총을 들고 서 있었다는 것인지, 이런 국군을 믿어도 되는것인지 기가 막힌다.

얼마전 학생들의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체벌 교사를 연행한사건은 정말 "이게 아닌데…"싶은 것이었다.

벌 받은 학생이 큰 상처가 난것도 아닌만큼 문제 해결은 교장에게 맡기기로 하고 선생을 고발한철부지 녀석들을 꾸짖고 물러났더라면 그 뒷맛이 훨씬 개운하지 않았을까 싶다.그런것을 법대로 한답시고 덜컹 경찰차에 태워 버렸으니 행여 앞으로도 철부지들의 신고 전화가사태날까 걱정이다. 아무튼 우리 사회에는 지금 어딘지 모르게 서툴고 어색한 일들이 속출하고있다.

그래서 백성들은 불안하다. 모든게 잘 되려니 하면서도 어쩐지 미덥지가 못해 쩔쩔 매고 있다.어찌보면 그것은 사상 초유의 여야 정권교체에서 초래될 수 있는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여당의 집권 1년간을 되돌아 보면 일부 '설익은'전문가들이 설치는 통에 국정운영의 권위가떨어진 경우가 적지않았음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제2 건국운동만 해도 그렇다.뭔가 어색한 '제2 건국'

국민의식을 개혁하자는데야 백번 찬성이지만 솔직히 말해 국민운동으로서 확산되기엔 무언가 어색한 느낌이다. 우선 겉보기로 너무 복잡난해하다.

정부혁신, 경제살리기, 세계기준에 상응한 기업·금융시스템의 선진화등 7대 중점 과제와 14개 기획 과제를 무더기로 추진하고 있으니 이것은 민중운동의 추진과제로서는 너무 어렵고 복잡한 느낌이다.

참고로 성공한 의식개혁운동으로 정평이 나있는 새마을운동의 캐치프레이즈는 '잘 살아보세'로간단명료했다.

게다가 그것은 아주 쉬우면서도 가난한 이 백성에게는 너무나 감동적인 구호였기에요원의 불길처럼 번져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건국 운동에 대해 적잖은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 것을 추구하다보면 어느것 한가지인들제대로 이루어낼 수 있을는지"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중에는 제2 건국운동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는 시민도 있음을 지적코자 한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사상초유의 정권교체로 여야가 서로 임무를 교대, 각각 수습(修習)기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 사회 각 분야에서는 정권교체기의 미숙함이 잇따랐고 가뜩이나 IMF로 위축된 국민들은 되풀이 되는 시행착오속에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허다했다.

따져보면 이런 혼란들은 안정된 정치가 뒷받침될때 쉽사리 극복되는 것이지만 불행히도 우리 정치판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때문에 국정이 흔들리고 있는 근본 원인이 잘못된 정치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말도 안되는 정치

여야는 총풍, 세풍으로 1년내내 티격 태격 싸우더니 해가 바뀌고 이제는 제대로 좀 되려나 싶은판에 '529문건'으로 확전(擴戰)을 거듭하고 있으니 정말 정치가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여당은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야당은 민주 수호라는 명분으로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입에 발린 소리 치우고 나라 경제나 살리라"고 꾸짖고 싶은 것이다.

정말 우리 정치는 이래서는 안된다.

계류됐던 민생법안들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한꺼번에 수십건씩 무더기 통과시키고는 1년내내싸움질이나 하는 그런 국회가 있는한 국정이 안정될 까닭이 없다.

따져보면 환란(換亂)을 불러들인것도 잘못된 정치 탓이 아니던가.

제발 새해에는 여야 모두 좀 정신 차려서 백성 부끄러운줄이나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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