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자정부'2000년 구축완료

'버스정류장 무인정보단말기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는다. 사무실에 제출하고 인근 지하철 역에서 임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주차장에서 차를 꺼낸다. 집근처 할인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교통위반 범칙금을 납부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겠지만 정보화의 진전, 특히 전자정부가 구현되기만 하면 현실에서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내 네트워크 구축이 완벽해지고 키오스크(KIOSK:무인정보단말기) 등 행정서비스 전달수단이 곳곳에 설치되면 보편화될 일이다.

전자정부란 정부가 국민과의 상호작용을 정보기술을 통해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위에서 예로 든것처럼 각종 민원서류의 발급은 물론 국민이 증명서 등을 정부에 제출하는 일까지도 사이버 공간을 통해 전자적으로 처리되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업무처리의 효율화와 대국민 서비스 극대화를의미하며 국민들 입장에서는 시간과 경비의 절감을 통한 생산성 제고로 직결된다.

디지털 혁명의 물결이 행정분야까지 밀어닥치며 수년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전자정부는 이제 정부의 국제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정부와 국민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활용하느냐가 선진국이냐 개발도상국이냐를 결정짓는 시대가 닥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대열의 국가들은 정보화의 핵심과제로 전자정부 구현프로젝트를 앞다투어 진행중이다. 지난 94년부터 이를 본격화한 미국의 경우 백화점이나 지하철역 등에서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키오스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령 뉴저지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20분 이내에 자동차 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을 수 있다. 교통위반 범칙금도 여기에 납부할 수 있다.

가정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면 각종 증명서 발급은 물론 정부기관의 다양한 행정정보를 한눈에 검색할 수도 있다. 민원서류 신청은 물론 발급, 제출도 눈깜짝할 사이에 가능하다. 선진국들은 컴퓨터 초보자나 문외한들을 위해 알아보기 쉬운 터치스크린 방식의 키오스크를 보급하고 있다.우리의 경우 2002년부터 전자정부를 구현한다는 계획아래 준비작업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다. 기본전략은 선진국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24시간 민원서비스 개방과 민원정보종합처리 시스템에 의한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실시하는 한편인터넷이나 키오스크 등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민원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다는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말까지 중앙행정기관간, 2001년까지는 중앙-지방간, 2002년이후에는 민간-정부간행정정보 유통이 가능하도록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물론 개인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과 공무원 사회의 반발, 막대한 예산소요 등 걸림돌이적지 않다. 그러나 전자정부의 구현은 행정의 효율성, 투명성 제고 등 직접적인 효과와 함께 국민생산성 제고라는 간접적인 성과, 지식정보사회의 필수적인 인프라라는 세계적 추세에 비춰 피해갈 수 없는 과제다.

공공기관의 높은 문턱을 드나들며 온갖 짜증을 참아오던 국민들 입장에서는오히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金在璥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