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신뢰받는 美 상원

미국 의회는 민주·공화 양당이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다가도 국가 이익에 연관된 문제가 제기되면 일단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전통을 갖고 있다. 미상원(上院)의 공화·민주 양당은 지난 8일클린턴 탄핵재판 일정(日程)의안을 1백명전원이 만장일치로 합의, 통과시킴으로써 "역시…"라는찬사를 받았다.

클린턴을 탄핵으로 몰아붙이려는 공화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인만큼 재판 일정을 잡는 과정에서부터 격돌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47년간 상원을 지킨 로버트 버드(81·민주당)의원이 민주·공화 합동총회에서 "백악관은 스스로 욕되게 했고 하원은 당파싸움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이제 상원의원 여러분이 희망을 보여야할 때가 됐다"고 질타하면서 기우였음이 판명 됐다.

왜냐하면 그의 연설에 감동한 의원 전원이 만장일치 통과로 매듭을 지었기 때문. 통과된 일정에따르면 하원 기소팀의 기소이유 설명과 백악관 반론에 각각 24시간씩, 또 배심원인 상원의원이대법원장을 통해 양측에 8시간씩 질문하도록 시간을 할애했고 2월15일 이전에 모든 재판절차를끝내도록 하고 있다.

어쨌든 미국민으로서는 생각하기조차 민망한 이 '부끄러운 재판'을 최단시간내에 처리하 돈 매듭지은 상원 의원들의 단합된 자세를 믿음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들의 성숙된 정치를 바라보며 우리 정치를 생각케 된다.

연초부터 529문건 사건으로 격돌하는 여야와 두여당 통합론, 내각제 개헌론등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안개정국속에 국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에 버드의원처럼"국민 앞에 부끄러운줄 알라"고 질타할 수 있는 지도자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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